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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남한산성 가기 좋은 날, 솥뚜껑삼겹살 전문 서울삼겹살 본문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야외활동을 하기 알맞은 계절이다.
실외 마스크 해제로 등산이나 러닝을 하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 가쁜 숨을 밭으면 마스크가 반사시켜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기분을 이제 느끼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목적지는 다시 남한산성. 전에 왔을 때 좋아 보이는 식당들이 너무 많아 꼭 다시 오겠다 마음먹었더랬다.
식사를 위한 간단한 운동을 하고 혹여 놓친 가게가 있을까 봐 신중히 돌아보는데, 활짝 열린 문 사이로 솥뚜껑이 눈에 들어온다.
한때 유행처럼 휘몰아치다 지금은 찾기 어려운 솥뚜껑 삼겹살.
돼지기름에 이것저것 구워 먹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애템 중 하나인데 오랜만에 보니 엄청 반갑다. 요새 주구장창 돼지고기만 먹어대는 듯해 고기가 아닌 다른 것을 먹고자 했건만.
처음 온 가게라 아무런 정보도 없지만, 솥뚜껑에 삼겹살을 구웠는데 맛이 없을 리가 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무작정 들어가 본다.
그런데 이게 웬 횡재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고추장 삼겹살도 판다. 이 아이 역시 한때 외식업계를 풍미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파랑새 같은 존재 아니던가.
뜻밖의 추억 소환에 신이 나서 주문을 하고 가게 안을 찬찬히 둘러보는데, 오늘 무슨 날인가. 반찬은 물론, 김치전도 (셀프이긴 하지만) 무한리필이 가능한 곳이었다.
된장찌개와 계란찜도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것만도 황송한데, 역시 이 동네 무지하게 좋은 동네다.
목적지를 남한산성으로 잡길 잘했다며 서로를 칭찬하고 김치전을 프라이팬에 일발 장전 후 돌아온 사이, 얼추 상이 차려졌다.
역시나 구워 먹기 좋은 김치, 콩나물, 파채는 기본 고사리와 통마늘까지 다양한 반찬들이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애써 솥뚜껑에 구울 기회를 만났는데 호일이 올려진 점은 무척 아쉽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양념인데다 고기가 얇아 굽기 용이하게 하기 위한 조치인 듯.
다른 테이블을 살핀 결과, 꽃삼겹(=냉삼)과 생삼겹은 호일이 없었으니 말이다.
한 사람은 자리에서 열심히 고기를 굽고, 한 사람은 셀프코너에서 심혈을 기울이며 김치전을 구워 드디어 완성된 오늘의 만찬.
고대하던 삼겹살부터 먹어보기로 한다. 고추장으로 숙성을 제대로 시켜 고기 한장한장 양념이 고루 배어 있고, 잡내도 전혀 없어 좋다.
단독으로 먹을 때는 숯불에 구운 제육의 느낌이었다면, 구워진 김치와 콩나물에 싸 먹으니 두부 김치의 느낌도 나고 상추에 싸 먹으면 제대로 된 쌈밥을 먹는 기분.
고기 여러 장을 싸 먹다 보니 양이 약간 부족한 듯 하지만, 우리에겐 김치전과 계란찜이 남아 있다. 보통 이런 곳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전은 김치는 없고 국물만 잔뜩 있는 김치국물전이 대부분인데 여긴 김치도 듬뿍 들어 맛이 좋다.
무엇보다 셀프바나 가게 전체적인 분위기가 깔끔하고 청결해 더욱 마음에 들었던 곳.
다음에는 꼭 생삼겹을 먹고 볶음밥까지 해치우리라 다짐을 하고, 나오는 길. 아무래도 한동안 주말에는 남한산성 붙박이가 될 듯한 기분이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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