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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영혼들을 위해, 왕십리 the 구공탄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배고픈 영혼들을 위해, 왕십리 the 구공탄

강마 2022. 5. 26. 06:20

 

 왕십리역 인근은 굵직한 상권이 여러 개나 있어, 내가 참 좋아하는 동네다.

 

재밌는 점은 길 하나를 두고 골목마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것. 익히 알려진 왕십리 곱창골목은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분위기라면, 한양대 쪽은 학생들이, 행당 시장 쪽은 주민들과 인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그래서인지 같은 지역이라도 주력으로 판매하는 메뉴나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날 분위기에 따라 유동성있게 가게를 선택할 수 있어, 어떤 모임에도 오케이인 곳이라 누군가를 만날 일이 있을 때마다 자연스레 약속 장소로 떠오르게 되는 존재랄까.

 

 

 당연한 말이겠지만 가격적인 면과 양으로 따지면 가성비가 제일 훌륭한 곳은 대학가 쪽. 내가 주로 가는 방향이기도 하다.

 

단골집이 몇 군데 있기도 하고, 푸릇푸릇한 대학생들이 신나게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면, 나도 동년배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오랜만에 막창이 당겨, 왕십리에 오긴 했으나 곱창골목은 영 내 취향이 아니다. 학교 근처에서 괜찮은 집을 물색하고자 골목골목을 살피다 발견한 더 구공탄.

 

ㅁ자 모양으로 생긴 건물 가운데가 야외로 뚫려 있는 구조라 겉에서 보기엔 식당이 있나 싶은 곳이다. 한옥의 중정과 비슷한 느낌이라 날씨가 좋을 때, 야장이 깔리면 마치 비밀공간에 발을 들인 기분이다.

 

 

 특이한 위치 덕에 손님 비중의 90프로 이상을 인근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어, 가격이 무척 저렴한 건 안 비밀.

 

그중 유독 학생들이 북적이는 곳으로 선택해 발을 들이니, 목적했던 막창은 물론 뭘 좋아하지 몰라 모두 준비했어라는 느낌의 세트까지, 메뉴가 다양해 좋다.

 

 

 가게가 워낙 크고 손님도 많기 때문에 물을 비롯해 추가반찬, 주류까지 전부 셀프로 이뤄져 있어 오가는 발길에 정신은 없지만 말이다.

 

막창만 먹기엔 가격이 너무 저렴해 미안한 생각이 들어, 선택한 메뉴는 차돌, 우삼겹, 삼겹, 막창이 함께 나오는 세트 1. 찌개와 콜라까지 나오는데도 22,0 원이니 싸긴 정말 싸다. 이미 건장한 청년들은 몇 판씩 먹고 있는 분위기.

 

 

 이에 뒤질세라 나도, 달궈진 불판 위로 빠르게 익는 차돌과 우삼겹부터 시동을 걸어준다. 이 가격이면 분명 국산은 아닐 텐데 잡내도 없고 부드러운 육질이 인상적이다.

 

양도 많고 고기 구성이 기름진 부위들이라 먹고 나면 손부터 입까지 번들거리지만, 고기를 먹고 나면 티를 좀 내 줘야하는 법 아닌가.

 

 

 막창 먹으러 갔다 의도치 않게 소, 돼지까지 섭렵해 버린 날. 이제는 서울에 몇 남지 않은 온전한 대학가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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