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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가장 비싼 안주가 만원, 천호 포차

강마 2022. 11. 28. 13:30

 

 외식을 하다 보면 계산을 한 후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은 요즘이다.

 

주문할 때는 크게 못 느끼지만 합산된 계산서를 보면, 카드값처럼 눈덩이로 불어나 있는 기분이랄까.

 

 

 게다가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양이 줄은 건지 내 위장이 늘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둘이서 2인분으로는 포만감이 느껴지지도 않는 듯한 느낌.

 

그러다 보니 식당을 고를 때, 예전보다 더 보수적이 돼버렸다.

 

 

 맛도 확실치 않은 새로운 식당을 가느니, 보장된 단골집들로만 발걸음이 자꾸 향한다.

 

동네별로 혹은 품목별로 내가 자주 가는 식당들이 있는데, 천호에서 식사를 한 날. 새로운 단골집을 또 하나 발굴하게 됐다.

 

 

 밥만 먹고 가기는 아쉽고 배도 많이 부르지 않아, 소주 한잔 더 할 요량으로 쌍둥이네를 갔는데 하필 만석이다.

 

동네 애주가들은 모두 알고 있는 포차인지라, 자리가 쉽사리 나지 않을 듯하다. 하릴없이 근처에서 서성이는데 옆 포차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옥외 메뉴판을 살펴보니 순댓국, 족발이 주 메뉴인 듯하나 실내포차 특성상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듯한 분위기. 무엇보다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제일 저렴한 메뉴가 5천 원에서 시작해 가장 비싼 메뉴는 만원. 맛이 없어도 손해 보는 기분은 아니지 싶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단체 손님이 지나간 여파로 어수선한 와중에 친절하게 맞아 주신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메뉴를 고민하는데, 밑반찬을 가져다주시며 사장님이 여러 가지를 추천해 주신다.

 

개중에 내가 주문한 건 임연수 구이. 예전에 흔하게 먹었던 생선인데 가게에서 사 먹어 보는 건 처음인 듯하다.

 

 

 생선이 구워지는 동안 맛 보라며 몇 점 썰어주신 족발로 안주를 하고 있자니, 곧 주방에서 달콤하면서도 매캐한 연기가 차 오르고 음식이 나온다.

 

양념을 진득하게 묻혀 구워진 생선을 한점 크게 떼어 맛을 보는데, 오 깜짝이야. 생각 외로 너무 맛있다. 생선구이를 먹을 때 찍어먹는 양념장을 발라 구운 느낌이랄까.

 

 

 솜씨 좋게 구워, 겉은 약간 태워 불맛이 나면서도 고소하고 두툼한 살점은 부드러워 술안주는 물론, 밥반찬으로도 훌륭하다. 생선 먹고 감동받아 본 적은 오랜만이라 기분이 더 좋다.

 

그 감동을 안고 방문한 또 다른 날, 이번에는 파전과 가장 비싼 꼼장어구이를 주문했다. 7천원이란 가격이 미안할 정도로 커다란 파전은 바삭바삭. 맛이 없기도 힘든 메뉴인만큼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비싼 몸값답게 양도 적고 이 가게에서 가장 고가인 꼼장어 구이가 내 취향이 아니었던 건 슬픈 일이었지만 말이다.

 

노포들이 그러하듯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나에게는 너무 취향이었던 곳. 다음에 가면 뭘 시킬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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