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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어간 동네 신상 맛집, 봉천회관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우연히 들어간 동네 신상 맛집, 봉천회관

강마 2023. 2. 2. 09:15

 

 그럴 때가 있다. 밥을 맛있게 먹긴 했는데 1% 아쉬운 마음이 들 때.

 

몇 시간만 참으면 되지만, 그걸 못 하고 배달앱을 뒤적이는 게 인간 아니던가.

 

 

 친구와 신나게 떡볶이를 먹고, 집으로 가야 하는데 왠지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어중간한 시간에 만난 터라, 저녁을 먹기에는 배가 부르고 안 먹기에는 아쉬운 그런 상황.

 

 

 친구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동네를 배회하다 주점 하나를 발견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간판이며 가게가 굉장히 반짝거린다. 꼬치구이가 메인인 듯한데 창문 너머 메뉴판을 훑으니 메뉴 구성이 투다리 느낌이랄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와 적당한 가격이 마음에 든다. 고민은 먹는 시간만 지연시킬 뿐, 바로 가게 안으로 돌진한다.

 

신상 가게답게 이른 시간임에도 손님이 꽤 있는데, 아파트 상가에 위치해 있어 그런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손님이 많다.

 

 

 특별하지는 않은 메뉴들이지만, 안주로도 식사로도 괜찮을 듯하고 생각보다 종류가 많아 좋다.

 

간단하게 꼬치구이만 먹을까 했더니, 옆 테이블 아가가 먹고 있는 우동이 너무 맛있어 보인다. 뜨거운 김이 폴폴 올라오는데 후후 불어가며 어찌나 잘 먹던지.

 

 

 심각한 토론 끝에 결국 주문한 메뉴는 패밀리 세트.

 

우동과 감자튀김, 꼬치구이, 순살 치킨까지 나와, 가볍게 한잔만 하고 가자는 결심은 저 멀리 사라졌지만 말이다.

 

 

 기본 반찬으로는 꼬들 단무지와 뻥튀기, 소스를 뿌린 양배추가 나오는데, 사장님이 식감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의외로 좋은 술안주가 되는 양배추를 염소처럼 씹고 있자니 곧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커다란 그릇에 국물을 꽉꽉 눌러 채워 나온 우동과 두 종류의 감자가 나오는 감자튀김.

 

국물부터 맛을 보니 굉장히 깔끔한 스타일의 우동이다. 기성품을 사용하겠지만, 쫀쫀한 면발도 잘 삶아졌고 일본식보다는 포장마차식이라서 오히려 좋다.

 

 

 튀김기 관리를 잘하는지 감자튀김과 순살 치킨도 기름쩐내 없이 바삭해 맛있다. 양이 너무 많아 걱정이 돼 물어보니 남으면 포장도 해 주신단다. 물론 그런 일은 없었지만.

 

그리고 제일 놀랐던 음식은 꼬치구이. 순살로만 되어 있어 먹기 편한 것도 좋았지만 가게에 숯불이 피워져 있는 것도 아닌데 은은한 불향이 난다. 

 

양념도 정석적인 데리야끼 소스라 그야말로 단짠단짠 그 자체.

 

 

 뜻밖의 장소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났을 때의 반가움처럼, 아무 기대 없이 들어간 가게에서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 행복한 날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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