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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부터 영업한 노포 냉삼집, 철뚝길 본점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1969년부터 영업한 노포 냉삼집, 철뚝길 본점

강마 2023. 2. 23. 11:28

 

 철뚝집이라는 냉삼 전문 식당이 있다.

 

생삼겹살도 팔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문하는 메뉴가 냉삼이고 무엇보다 파절이가 끝내주게 맛있는 집이다.

 

 

 내가 철뚝집을 알게 된 건, 다니던 회사 앞에 지점이 있어서였는데 그땐 이 가게가 체인점인 줄도 몰랐다.

 

그저 값도 싼데 맛도 있고 고기가 얇아, 퇴근 후 재빠르게 배를 채울 수 있기에 회사 동료들과 자주 찾던 식당 중 하나였던 곳.

 

 

 그런데 물가 인상으로 인해 가격이 조금씩 오르더니 서비스로 나오던 찌개와 계란찜이 없어지고, 고기 양은 줄어 더 이상 찾지 않게 됐다.

 

그렇게 기억에서 잊혀지는가 싶었는데, 얼마 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철뚝길'이라고 철뚝집의 원조집이 따로 있다는 말을 들었다.

 

 

 상표권 등록 문제로 이름을 뺏기고 원조집이 이름을 바꿔 장사를 하고 있다는, 뭐 그런 어디서 들어본 듯한 사연이었다.

 

고기맛도 본점이 훨씬 좋다는 친구의 말에 호기심이 동해 찾아간 단대오거리역. 좀 으슥요상한 골목에 가게가 있어, 우연히 찾기는 힘든 곳에 위치해 있다.

 

 

 가게 자체는 굉장히 넓은데 옆 건물 앞 건물이, 모텔도 아닌 00장인 숙박업소가 있는 재개발 지역 느낌이라 이곳의 역사를 짐작케 한다.

 

이야기 들었던 것처럼 앞에는 상호가 변경된 이유가 적혀 있고, 내부로 들어가니 이미 한참 식사 중인 손님들로 연기가 자욱하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을 바로 내어주고, 주문을 받는다. 체인점인 철뚝집과 다르게 사이드 가격도 저렴하고 좀 더 다양한 편이다.

 

떡볶이가 뜬금없긴 한데, 다녀온 친구말로는 그게 또 그렇게 별미라고. 하지만 난 일단 철뚝 냉삼겹 2개만 주문을 했다.

 

 

 호일이 깔린 고깃집은 피하라고는 하지만,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진 않아서 그냥 그러려니 한다. 불판이 달궈지는 동안 파절이를 슥슥, 스스스슥 열심히 비벼준다.

 

다른 삼겹살집과 다르게 빡빡한 양념에 물기가 전혀 없는 게 이 곳 파절이의 특징인데, 기름 좔좔 흐르는 삼겹살과 궁합이 환상이다.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도 체인점들과는 다르게 종류도 다양하고 양도 많다. 무생채를 제외하곤 불판에 구워 먹을 수 있는 반찬 위주로 나오는 듯. 

 

유부된장국도 항아리에 담아주니 더 푸짐하고 따뜻한 느낌이라 좋다. 

 

 

 올려놓은 고기가 얼추 익자 먼저 기름장만 찍어 먹어보는데, 맛있다. 야들야들 부드러운 상태인데도 잡내가 전혀 없고 고기 두께가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아 씹는 맛이 좋다.

 

졸졸 흐르는 기름에 알맞게 구워진 콩나물과 고사리를 올려 파절이와 함께 싸 먹으면, 왜 50년이 넘게 영업을 할 수 있었는지 절로 알 수 있는 기분이랄까.

 

 

 한국인들 외식의 최종 목적이라는 볶음밥은, 약속이나 한 듯 모든 테이블에서 주문을 한다.

 

난 2차를 갈 생각에 시키지 않았지만, 옆 테이블을 슬쩍 보니 남은 반찬과 고기를 모두 잘게 다져 볶아준다. 파절이 양념만으로도 맛있을 텐데, 사장님이 맛잘알이시구먼.

 

 

 확실히 원조는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해 준 곳. 가게 위치만 조금 양지로 나왔으면 좋겠지만, 그 또한 노포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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