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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충주 로컬 맛집, 해뜨네 짜글이

강마 2023. 2. 9. 14:13

 

 밥에 진심인 나라답게, 국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이 한 두 개쯤은 있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안동 찜닭이나 부산의 돼지국밥, 강원도의 막국수 등등. 일일이 나열하는 게 더 어려울 지경.

 

 

 그런데, 누구나 연상할 수 있는 그런 음식말고 해당 지역을 직접 가 봐야 보이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대전이 칼국수에 그렇게까지 진심인 도시인지 몰랐고, 공주가 짬뽕의 성지라는 것도 현지민이라면 모를까, 타 지역 사람들에게 유명한 사실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충주 여행에서도 시내를 지나다니며 식당 간판을 열심히도 봤더랬다. 처음에는 감이 전혀 없다가 저녁쯤에야 깨달은 공통점, 짜글이.

 

충주는 왜인지 짜글이가 백반집에도 있고 고기집에서도 팔고, 심지어 전문점도 꽤 있어 보인다.

 

 

 서울에서는 김치찌개 집에서 곁다리로 파는 그런 존재감이라면, 충주에서는 주인공 대접해 주는 분위기랄까.

 

거기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늦게까지 운영하는 집이 많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식당이 9시면 마감하는 충주에서, 술꾼들에게 빛과 소금과도 같은 존재다.

 

 

 천문관을 다녀오느라, 벌써 밤9시가 가까이 돼 가는 시간. 성서동 젊음의 거리에 있는 많은 식당들이 어김없이 문을 닫았다.

 

불안한 마음에 서둘러 주위를 탐색하다, 등대처럼 환히 간판에 불이 들어온 가게를 발견했다.

 

 

 가게 이름은 '해뜨네 짜글이'. 지금 식사가 가능한지 먼저 여쭤보니 흔쾌히 들어오라고 말해 주신다.

 

딱 봐도 오래된 가게 내부와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보니, 충주에서 20대를 보낸 사람이라면 여기서 소주병 뚜껑 좀 돌려봤을 듯.

 

 

 메뉴도 간소하고, 가게 안에 떠도는 음식 냄새가 맛집임을 짐작케 해 준다. 서둘러 돼지 짜글이로 주문을 하고 앉아 있으면 그때부터 조리가 시작된다.

 

화구도 전부치는 용과 짜글이 조리용 딱 두 개만 있고, 사장님 혼자 모든 걸 하시기에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기다리는 시간조차 설레게 하는 노포만의 즐거움이 있다.

 

 

 먼저 식탁에 올라온 반찬은 무말랭이와 김자반 뿐이지만, 진짜 메인은 주문과 동시에 부쳐 나오는 전. 얇게 썰려 부들부들 맛 좋은 두부와, 언제나 환영인 분홍 소시지, 아삭한 애호박은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로 맛이 좋다.

 

그리고 곧 나온 짜글이는 나의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는다. 서울 촌놈이라 짜글이를, 김치찌개 계열로만 생각했는데, 김치찌개와는 결이 전혀 다른 국물맛이다. 

 

 

 쫀득한 돼지고기가 잔뜩 들어가 있고, 만두, 두부, 떡, 당면까지. 푸짐한 사리와 얼큰한 국물이 조화를 이루는 맛.

 

김치찌개보다는 광주의 애호박찌개와 비슷한 그런 느낌이라 묵직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다. 본래 사리를 추가해 먹을 생각이었으나 이 국물은 무조건 볶음밥이다. 

 

 

 건더기를 조금 남기면 촵촵 썰어 밥과 함께 볶아주는데 잠시 인내심을 가지고, 바닥이 살짝 누를 때까지 기다렸다 긁어먹으면 극락의 맛이 난다.

 

이제까지 내가 알던 짜글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 맛이었던 충주의 로컬 맛집을 찾아내, 만족스러운 날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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