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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 좋아한다면 꼭 가세요, 용산사 예룡헌

강마 2023. 6. 14. 08:58

 

 낯선 곳에서 어떻게 하면 한 끼라도 잘 먹을 수 있을까.

 

여행을 하는 모든 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테다. 특히 밥에 진심인 한국인들에게는 더더욱 더. 

 

 

 지금이야 모두들 로밍을 하거나 유심을 구입하니, 말이 통하지 않고 글을 몰라도 큰 걱정이 없지만 지도 한 장만 들고 다니던 때에는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

 

미리 검색을 하고 정해진 곳만 다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즉흥적으로 아무 곳이나 들어가는 사람도 있는데 이게 안 맞으면 또 싸움의 불씨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나같은 경우는 전자와 후자가 섞여 있는 타입으로, 미리 정해두진 않지만 오며 가며 식당을 눈여겨본다거나 현지인들이 줄 서 있는 곳은 꼭 도전해 보는 편이다.

 

그럴 때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건 바로 구글 맵.

 

 

 평을 자세히 보진 않지만, 카드가 되는지 메뉴는 어떤 게 있는지 영업시간 정도를 체크하고 평점 3.5이상만 골라 본다.

 

식당을 정해놓기 보다는 현재 내가 있는 위치에서 갈만한 식당을 눈으로 찾은 다음 검색을 하는데, 다행히 아직까진 성공률이 꽤 높다.

 

 

 마사지를 받기 위해 갔던 화시지예 야시장 인근의 딤섬집도 그렇게 우연히 만났지만, 만족도 최상이었던 곳 중 하나였다.

 

정확히 말하면 야시장보다는 용산사에서 가깝지만, 관광객들이 가지 않을 법한 거리에 위치해 있는 예룡헌.

 

 

 며칠 전 먹었던 샤오롱바오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아, 오늘 저녁은 무조건 딤섬으로 배를 가득 채우리라 작정을 하고 찾아간 곳이다.

 

정통 딤섬집은 아닌지라, 딘타이펑이나 까오지에 비해 종류는 적지만 간판 메뉴들은 빠짐없이 있는 데다 가격마저 무척 저렴해 좋다.

 

 

 서로 소통은 어렵지만, 메뉴판에 사진이 나와 있어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지에 체크하면 되는 시스템이라 편하다.

 

우선 밥은 먹어줘야 하니 해산물 볶음밥 하나와 평소 좋아하는 딤섬에 쭉쭉 체크를 하고 음료까지 골라 넘겨주면 된다. 

 

 

 그 대신 수저와 앞접시, 소스, 차를 비롯한 모든 물품을 셀프로 챙겨야 한다. 음식이 나오기 전 각 딤섬에 어울릴 만한 소스들을 챙기고 시원한 맥주 한 모금 마시면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먼저 등장한 음식은 볶음밥과 쇼마이. 사장님이 커다란 웍으로 한알 한알 밥을 볶는 모습을 보고 시킨 볶음밥은 생각보다 더 맛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기름밥으로 전락해 버린 볶음밥과는 결이 정말 다르다.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 있고 관자와 새우도 아낌없이 들어가 있는데, 간은 오히려 살짝 싱거운 정도다.

 

전혀 느끼하지 않아 좋고, 중국식 간장을 살짝 뿌려 먹어도 좋다.

 

 

 딤섬에서 빠질 수 없는 쇼마이와 하가우는 탱글탱글한 새우의 씹히는 식감이, 부드럽고 쫄깃한 피와 잘 어울린다면, 완탕을 튀긴 짜완탕은 바삭한 피가 인상적이다.

 

마찬가지로 두부를 피로 사용해 튀겨낸 춘권은 다채로운 야채가 같이 들어 튀겼음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최고의 맥주 안주가 되어준다.

 

 

 하이라이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딤섬인 파이쾃과 펑챠우. 닭발을 튀긴 후 다시 양념에 쪄 낸다는 펑챠우는 우리나라로 치면 닭발조림과 같은 메뉴인데, 이게 정말 맛있다.

 

물론 닭발을 먹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매콤한 양념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입맛에도 찰떡이고 닭발이 오동통해 살점도 많은데 튀긴 후 쪄내서, 쫄깃함은 살아 있지만 뼈는 쏙 분리되어 먹기도 편하다.

 

 

 파이쾃은 돼지갈비를 이용한 찜인데, 이 역시 튀긴 후 쪄 내는 게 정석이라 한다.

 

뼈가 붙은 부위가 나오기 때문에 먹기는 다소 귀찮을 수 있지만, 돼지갈비는 실패할 확률이 없는 재료 중 하나이지 않은가. 우리의 갈비처럼 달달한 양념은 아니지만, 누구나 호불호 없이 좋아할 맛이다.

 

 

 만일 누군가 나에게 타이베이의 식당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양산박 샤오롱바오와 더불어, 최우선 순위로 추천할 만한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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