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제일 유명한 쭈꾸미, 나정순할매쭈꾸미

 

 서울에서 쭈꾸미로 가장 유명한 식당을 꼽으라고 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나정순할매쭈꾸미를 답하지 않을까 싶다.

 

가게 이름은 호남식당인데,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리는 곳이자 용두동 쭈꾸미 골목을 만들게 한 장본인이기도 한 곳.

 

 

 나 역시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위치가 정말 나하고는 1도 상관없는 곳에 있고 쭈꾸미 하나 먹으러 올 생각은 없었기에 한 번도 와 보지 못했다.

 

언젠가는 먹어 보겠지 라는 막연한 계획만 있었달까.

 

매운맛 하나로 건물 올린 군산오징어 본점

 

 그러다 동대문에서 약속이 있던 날. 저녁 메뉴를 고민하다 용두동을 가보지 않았다고 하니 친구가 기겁을 한다.

 

그 맛있는 걸 아직도 못 먹어 보았냐며 본인은 정기적으로 포장을 해서 먹는단다.

 

 

 그리하여 급결성된 쭈꾸미 원정대가 길을 떠나 마주한 것은 기나긴 대기줄.

 

건물은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본관으로 가서 인원수를 말하고 번호표를 먼저 받는다. 차례가 되면 사장님이 번호를 큰 소리로 불러주고 지정해 준 곳에 착석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아구찜을 이 가격에? 아구세상 봉천점

 

 그렇게 5분쯤 기다렸을까. 갑자기 사람이 우수수 나오기 시작한다. 브레이크타임이 4시에 풀리는 터라 1차로 들어간 사람들의 자리가 끝나는 시간과, 타이밍이 맞았나 보다.

 

사장님이 데려다 준 자리로 가면, 이미 세팅이 끝나있고 주문하지도 않은 쭈꾸미까지 나와 있다.

 

 

 그럴법도 한 게 메뉴가 쭈꾸미 딱 하나다. 반찬으로 가져다주는 건 오로지 깻잎과 마요네즈에 버무린 천사채뿐이고 볶는 것도 셀프다.

 

그래도 테이블 사이에 있는 은색 뚜껑을 열면 마늘, 락교, 당근이 들어있어 필요한 만큼 덜어 먹으면 되고 공기밥이나 볶음밥을 주문하면 된장찌개도 서비스로 나온다.

 

 

 공기밥을 친구가 추가로 주문하길래 배가 많이 고팠나 싶었는데 오로지 이 찌개를 위한 주문이었다.

 

바지락을 잔뜩 넣었는지 국물이 무척 시원하고 청국장과 집된장이 섞인 맛이라 맛이 진해 매운 음식과도 궁합이 좋다.

 

 

 쭈꾸미는 콩나물이 없다는 것과 마늘을 듬뿍 넣어 볶아 먹는 게 일반적인 가게와 다른 점인데, 그래서인지 양념이 흐려지지 않아 좋다.

 

친구가 마늘을 좀 과하게 넣길래 걱정했는데, 나중에는 추가로 더 넣을 정도로 마늘이 포인트가 되어 준다.

 

 

 천사채는 그냥 먹을 땐 마요네즈 맛밖에 나질 않아 실망했는데, 깻잎과 함께 싸 먹으니 존재감이 확 살아난다.

 

찌개를 위해 주문했다고는 하지만, 흰밥은 쭈꾸미를 올려 먹어도 맛있고 남은 양념에 깻잎과 마늘을 넣어 셀프로 볶으면 볶음밥까지 즐길 수 있어 오히려 좋다.

 

 

 사람이 너무 많아 시끄럽고 정신 없는 게 단점 이긴 하지만, 양도 많고 맛도 확연히 뛰어나고 계산을 하고 나면 요구르트를 줘 마무리까지 완벽했던 나정순할매쭈꾸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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