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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매운맛 하나로 건물 올린 군산오징어 본점 본문
석촌호수 인근 유명 맛집으로 꼽히는 군산오징어 본점은, 속된 말로 오징어 팔아서 건물 세운 곳이다.
1988년부터 영업을 해 온 노포이자 당시에는 저렴한 재료였던 오징어를, 메인으로 한 거의 최초의 가게가 아닐까 싶다.
포장판매 상품은 물론, 지점도 여러 군데 있어 쉽게 만나 볼 수 있지만 왜인지 맛이 다른 기분이라 난 항상 본점을 찾는다.
본점은 석촌호수 서호 끝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철로는 석촌고분역이 가장 가깝지만 석촌, 잠실, 잠실새내역에서도 걸어갈 만한 거리다.
귀여운 캐릭터까지 앞에 놓여 있으니 예전보다 더 기업다워진(?) 모습의 본점.
별도의 주차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나 무료는 아니고, 주문금액에 따라 차등지원이 된다. 접근성이 좋아 난 속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손님이 몰리기 시작한 시간이라 1층은 만석이라, 2층으로 안내를 받았다.
사람이 많으면 오징어불고기에 미나리전이나 오징어 혹은 새우튀김을 더해 주문하는 게 보통이나, 안타깝게도 두 명이서 방문을 해 오삼불고기 2인분으로 주문을 했다.
불고기 메뉴를 주문하면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는데, 약간 매운맛도 신라면 맵기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을 위해 돈까스나 누룽지, 오징어숙회, 오징어순대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좋다.
반찬은 양배추 샐러드와 콩나물국, 오뎅, 쌈무, 상추가 전부다. 처음 줄 때는 무척 조금 주지만 마음 상할 필요는 없다. 셀프바가 층마다 존재하기 때문이다.
콩나물을 잔뜩 넣고 끓여 색마저 노랗고 진한 콩나물국은 매울 때 도움이 되고, 양배추 샐러드는 드레싱이 상큼한 유자계열이라 입맛을 돋우기 딱 좋다.
목이버섯을 함께 볶은 오뎅볶음은 맛이 없을 수 없어 항상 추가하게 되는데, 셀프바라 눈치 보이지 않아 좋다.
주방에서 음식이 준비되면 무척 무거워 보이는 철판 위로, 오징어와 미나리 그리고 새빨간 양념장을 잔뜩 쏟아준다.
1인분에 16,000원인데 양이 무척 많은 편이라 2인분임에도 냄비가 꽉 찬다.
음식을 올려주고 불 조절만 해 준 다음 직원은 떠나버린다. 예전에는 어느 정도까지는 볶아줬던 듯한데 셀프로 바뀌었다.
닭갈비집 이모님에 빙의하여 열심히 볶아주는 수밖에. 오징어와 미나리 둘 다 오래 익히면 질겨지기 때문에 강한 불을 유지해 빠르게 섞은 후 콩나물까지 넣으면 완성된다.
바로 숟가락으로 소스와 오징어와 야채들을 가득 담아 맛을 본다. 야채의 아삭함과 야들 거리는 오징어의 속살이 양념장 아래 어우러져 중독성 강한 맛이 탄생한다.
가장 매운맛으로 주문했지만,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라서 불닭보다는 덜 매운 정도다. 짜지도 않고 과하게 맵지도 않아 말 그대로 기분 좋은 매운맛이랄까.
보통 쭈꾸미나 오징어 같은 두족류는 볶으면 물이 엄청 나오는데 여긴 그렇지 않은 점도 신기하다. 끝까지 양념이 꾸덕하게 유지돼 맛이 흐려지지 않아 좋다.
배는 부르지만 볶음밥을 주문하니, 이번에는 직원분이 볶아준다. 밥과 김가루뿐이지만 양념 자체가 치트키라 이 또한 술술 들어간다.
예전에는 다른 가게에 비해 가격대가 좀 높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아주 가성비가 좋은 곳이었던 군산오징어 본점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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