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가 땡길 때, 길동 육제곱

 

 저렴한 입맛과 지갑과의 합의에 의해 평소에는 돼지고기를 즐겨 먹지만, 소고기를 필요로 하는 날이 있다.

 

그럴 때면 길동의 육제곱을 간다. 저렴한 고깃집이 여럿 생겼지만 가성비와 맛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곳이다.

 

 

 저렴한 대신 반찬이 빈약하다거나 상차림비를 따로 받는 가게들과 다르게 반찬도 잘 나오고 가격도 합리적인데 주류가 2천 원이다.

 

사장님이 셰프 출신이라 파스타도 있고 사이드 종류도 다양해, 낮에는 점심특선으로 저녁에는 고기 손님으로 붐빈다.

 

고기 한판세트가 있는, 총각네고깃집

 

 수입산이지만 숙성이 잘 돼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운 소고기의 가격은, 600그람 한판기준 39,900원이다.

 

그람수 기준으로 따지면 냉삼과 비슷한 가격이니 찾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소고기 한판에는 토시살, 늑간살, 등심과 차돌박이가 포함되어 있는데 저렴한 부위만 잔뜩 줘 대충 그람수를 맞추는 게 아니라 4가지 부위가 고루 나와 좋다.

 

별건 아니지만 공깃밥이 무료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커다란 밥솥에서 양껏 가져가면 되니 무료라고 눈치 볼 필요도 없다.

 

길동 분식집은 여기, 튀김마트

 

 반찬은 궁채장아찌와 양파절임, 김치, 쌈채는 고정이고 나물류는 그때마다 바뀌어 나온다.

 

내가 방문한 날은 고사리와 호박나물이 나왔는데 왜인지 된장찌개와 밥이 강하게 끌리는 맛이다. 하는 수 없이 된장찌개를 추가해 본다. 

 

 

 찌개는 5천 원 치고 뚝배기도 크고 건더기가 잔뜩 들어 이 또한 가성비가 좋다.

 

다만 된장은 깊고 진한 집된장 맛은 아니고 가볍고 맑은 맛이라 그냥 먹기에는 좀 심심할 수 있지만 고기와 함께 먹기에는 이 쪽이 더 낫다.

 

 

 주류는 직접 냉장고에서 잔과 함께 꺼내 먹으면 되기에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 달궈진 불판 위로 차돌부터 굽기 시작한다.

 

빨리 익어 좋기는 하지만 다소 기름져 선호하지는 않는데, 딱 맛볼 수 있는 만큼만 나온다는 점이 좋다.

 

 

 그다음은 담백하고 마블링이 거의 없는 토시살이 구워질 차례다.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육향은 강한 편이라 맛의 변주를 주기에도 좋고 육질이 부드러워 쌈으로 먹기에도 알맞다.

 

 

 다음은 언제 먹어도 실패 없는 등심과 늑간살. 이쯤 오면 화력이 약해지긴 하지만 불판에 오래 둬도 크게 질겨지지 않는다.

 

중간중간 찌개로 입 안을 세척하고 와사비를 올려 초밥으로도 먹고 장아찌도 곁들여 먹다 보면 그 많던 고기가 사라진다. 

 

 

 가게 깔끔하고 음식맛 좋고 가격은 저렴하니 자주 찾을 수밖에 없는 육제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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