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들만 아는, 면목 성창식당

 

 면목동에 있는 동원시장에 다녀오다 발견한 성창식당은, 내가 가 본 식당 중 진입 난이도로는 1등인 곳이다.

 

검정 시트지로 실내가 가려져 있어 영업을 하는지, 무엇을 파는지 짐작하기 어려운 모습이 선뜻 들어갈 수 없게 한다.

 

 

 그렇기에 식당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가, 내가 지나갈 때 손님이 나오면서 펼쳐진 풍경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략 6개의 테이블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게 안에, 맛있는 냄새와 손님이 가득 차 있다.

 

새로 뜨는 대전필수코스 뼈구이, 농민뜨끈이

 

 망설임은 기다림만 길어지게 할 뿐,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거의 모든 손님이 쳐다본다. 현지인만 아는 맛집에 낯선 이가 침범했을 때의 분위기랄까.

 

방금 손님이 나오는 걸 봤음에도 빈자리가 없어 당황스럽다. 그때 혼밥을 하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다 먹었다며 얼른 자리를 비켜주신다.

 

 

 그러더니 주방에서 쟁반을 가져와 자리를 치우신다? 손님이 아니라 가족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사장님 혼자 운영을 하는 곳이라 단골분들은 스스로 상도 차리고 치우기도 하는 게 이 가게의 암묵적 룰이었다.

 

(손님이) 치워 준 자리에 앉고 (또 다른 손님이) 차려 준 상차림을 받으니 찬찬히 메뉴를 고르기도 뻘쭘한 상황. 얼른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돼지갈비로 주문을 했다.

 

소고기가 땡길 때, 길동 육제곱

 

 불고기용 불판에 나온 커다란 돼지갈비를 화구에 올리고서야 가게 안이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

 

일일이 손으로 만든 밑반찬들, 투박하지만 시골에 있는 민박집에서 차려줄 법한 정겨움이 묻어나는 밥상이다. 갈비 역시 직접 재우는 듯 두께도 모양도 제각각이라 오히려 좋다.

 

 

 끓었을 때 양념을 찍어 먹어보니 시중에 파는 갈비양념보다 덜 짜고 덜 달아, 쫄이듯 구워 쌀밥에 올려 먹으면 잘 어울릴 법한 맛이다.

 

그람수 따위 메뉴판에 적혀 있지도 않지만 전문점 2인분은 족히 넘을 양인데, 모두 국내산이라는 점도 놀랍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무척 저렴한데 양도 많고 술도 싸니 손님이 많을 수밖에. 단 계산은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하다.

 

 

 서비스로 청국장까지 나오고 나니 고기도 알맞게 익었다. 향이 강하지 않아 된장찌개같지만 진한 청국장과 쌀밥, 양념이 잔뜩 배어 든 갈비는 그야말로 시골맛이다.

 

불맛은 덜하지만 불백보다는 육향과 식감이 좋고, 더 달라고 하기 미안할 정도로 맛깔나는 김치와도 멋진 궁합을 자랑한다.

 

 

 한참 손님이 많을 시간에 찾아가 다소 정신이 없는 상태로 먹어야 했지만 그런 분위기마저 싫지 않았던 곳이었다. 단, 위생에 민감한 분들은 피하는 게 좋을 지도.

 

 

 

 

▣ 찾아가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