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통 고대 앞 김치떡볶이의 원조, 유자유

 

 3월의 대학가에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갓 입학한 새내기들의 푸릇함(?)과 잔뜩 들떠있는 모습에 괜스레 나마저도 설레게 하는 그런 풋풋함 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술 마실 핑계를 찾아 이 날은 고려대 앞을 방문하게 되었다.

 

 유자유는 몇 년 전 왔을 때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나의 맛집 목록 상위권에 올라있는 집이기도 하다. 위치는 안암역에서 조금만 올라오면 보이는 먹자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처음 방문했을 땐 별 정보 없이 떡볶이와 소주를 함께 팔아 방문을 하게 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한 맛집이었다. 98년도 부터 안암동에서 영업을 시작해 독특한 맛으로 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지금은 다른곳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맛집이다.

 

 지금은 안암 본점을 넘어 대학로와 신촌에도 분점이 있다.

 

 김치떡볶이가 주력 메뉴이긴 하지만 치킨이나 파전, 김치전 같은 다른 메뉴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우린 기본인 김치떡볶이에 라면사리만 추가해 먹었는데, 추가 메뉴도 상당히 다양해서 나만의 떡볶이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점도 좋다.

 

 그리고 김치떡볶이와 함께 잘 나가는 메뉴가 바로, 가게 이름과 같은 유자유이다. 레몬보다 비타민C가 풍부한 유자는 입맛을 돋워주며, 7도 정도의 저도주라 술을 못하시는 분들도 음료처럼 맛있게 마실 수 있다.

 

 

 예전에는 가게 내부가 어둑하니 민족주점같은 분위기였는데, 새로 리모델링을 한 후에는 훨씬 밝고 밥집 같아졌다.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앞접시를 제외하곤 식기류는 모두 일회용품으로 제공됐다.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조치된 부분은 좋지만 아무래도 소주는 전용잔에 먹는 그 맛이 있는데 플라스틱이라 아쉽긴 했다.

 

 기본 안주로는 독특하게 카프리썬과 마카로니가 제공된다.

 

 떡볶이는 주문 즉시 조리되고 매운맛 조절가능, 첫 주문 시에만 추가 가능한 메뉴들이 있기 때문에 메뉴판 정독 후 주문하기 실 바란다.

 

 

 테이블에 놓인 떡볶이에서는 매콤한 향과 김치볶음의 고소한 향이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낸다.

 

 떡은 밀떡이 아닌 떡국떡을 사용하는데 얇게 썰려있어 양념이 잘 배어있고 한 입에 먹기 좋다. 

오뎅과 김치 떡 말고는 크게 눈에 띄는 부재료는 없는데도 정말 맛있다.

 

 비법은 아무래도 양념인 듯싶은데 25년 전통, 떡볶이에 혼을 담았다는 가게의 슬로건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매운맛도 조절 가능하다. 우린 제일 매운맛으로 시켰는데 생각보다 많이 맵진 않다. 불닭볶음면과 열라면의 중간 단계의 매움 정도이기 때문에 기본으로 시키면 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듯싶다.

 

 

 

 떡볶이 양념도 일반 떡볶이와 다르게 전분을 넣은 듯 걸쭉한 느낌이다. 간도 좋고 달지도 않아 수저로 퍼먹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래서인지 메뉴판에도 밥을 비빌 경우에는 양념소스를 남기고 드시길 바란다는 가게의 간곡한 부탁까지 적혀있다.

 

 우린 밥까진 무리일 듯싶어 라면사리로 대신했는데 내 취향에 꼭 맞게 꼬들면으로 삶아주셨다. 우리가 알고 있는 라볶이의 맛이긴 한데 그 맛이 상당히 고급지고 먹어본 듯하면서도 유니크하다.

 

 물론 알려주진 않으시겠지만 비법이라도 훔쳐오고 싶은 떡볶이 맛에 수저를 놓을 수 없어 주목적이었던 술은 얼마 못 먹지 못하고 금세 배가 불러졌다.

 

 

 개인적 느낌으로 유자유를 표현한다면 , 썸 타는 상대와 유자 소주에 떡볶이를 나눠 먹은 후 고백하면 성공할듯한 그런 싱그러운 가게이다.

 

 떡볶이 덕후라면 꼭 가봐야 할 집. 다른 떡볶이집들과는 다른 유자유만의 독특한 맛이 있기에 멀리서라도 찾아갈 만한 가치가 충분히 느껴지는 집이며, 25년간 한 상권을 묵묵히 지킬 수 있었던 이유가 납득이 가는 집이다. 

 

 방문이 어려울 경우 근처 성북구와 동대문구 성동구 지역까지 배달도 가능하니, 외식이 조금 꺼려질수 있는 요즘 김치떡볶이로 소확행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