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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함에 한번 저렴한 가격에 한번 더 놀라는 맛집, 장원 닭한마리 본점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푸짐함에 한번 저렴한 가격에 한번 더 놀라는 맛집, 장원 닭한마리 본점

강마 2020. 3. 12. 08:51

 

 음식도 유행하는 한때가 있는 듯하다.

 

 최근에는 마라와 훠궈가 선풍적인 인기였고 더 옛날로 돌아가면 조개구이나 대패삼겹같은 메뉴들처럼 말이다. 유행의 특징은 우후죽순 생겼다가 왕좌를 다른 메뉴에 빼앗기고나면 그 음식을 하는 가게를 찾기 힘들 만큼 빠르게 없어지거나 국민메뉴로 자리 잡게 되는 두 가지 경우인 듯하다.

 

  닭한마리도 후자의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되지 않을까.

 

 동대문 근처의 원조집을 필두로 10여년전 닭한마리칼국수라는 이름으로 한참 이름을 날렸던 메뉴. 암사동에도 동대문만큼은 아니지만 닭한마리 하나로 동네를 평정한 집이 있어 소개하고자 방문하게 됐다.

 

 장원 닭한마리 칼국수, 뭔가 체인스러운 이름이긴 한데 이름만 같을 뿐 암사에 있는 곳이 오히려 본점이고 풍납동에 새로 개장한 곳이 2호점이다. 

 

 

 좀 이른 시간 방문했더니 가게안이 한적하다.

 

 메뉴는 두 가지, 닭한마리와 닭매운탕만 있다. 닭매운탕은 닭한마리의 빨간국물 버전이기 때문에 구성에는 크게 차이가 없고 제법 매콤한편인데 이 날은 담백한 맛이 당겨 일반 닭한마리 작은 크기로 주문했다.

 

 성인 3명이서 방문했는데 소자라니, 놀라실 수 있지만 작은 닭 기준으로 소자에도 한마리 반이 들어가고 사리도 다양하기 때문에 대식가라고 자부하지 않는 이상 3명까지는 소자로 주문하길 권장드린다.(실제 사장님도 그렇게 추천해주신다)

 

 자리에 앉자마자 빠르게 기본상차림이 차려진다. 

 

 

 

 물김치를 먹고 싶을 때 온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아삭하고 시원한 물김치는 항상 넉넉하게 내어주고 부추와 배추도 듬뿍 담아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본 메뉴인 닭모래집은 언제 먹어도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에 즐겁다.

 

 그리고 닭한마리의 조력자, 양념소스 또한 매력적이다.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장원 닭한마리에서는 소스를 냉장보관하여 살얼음상태인데 그래서인지 진하게 농축된 맛이다.

 

 소스를 필요한 만큼 앞접시에 덜어놓고 다대기와 겨자를 취향껏 첨가, 생부추를 섞어 먹으면 고기맛이 배가 된다. 그 외에 갈치속젓과 고추, 마늘장아찌, 갓김치 등 계절에 맞춰 밑반찬의 구성도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닭은 한번 삶아져 나오긴 하지만 야채를 익혀야 하기 때문에 나온 후 10분 정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양은뚜껑이 들썩이기 시작하면 사장님이 통으로 나온 닭을 먹기 좋게 손질해 주신다.

 

 떡 몇개와 감자, 배추, 콩나물, 대파, 통마늘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는데 모든 사리가 추가 주문 가능하다. 닭손질이 끝나면 푸짐한 국물 사이로 떠오르는 떡들부터 먼저 건져 먹고 야채>고기>감자 순으로 먹으면 된다.

 

  세명이 갔는데도 닭이 한마리 반이 들어갔기에 닭다리 쟁탈전없이 공평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뭐니뭐니 해도 이 집 맛의 비결은 재료의 신선함에 있는 듯하다. 장사가 잘돼 재료들 회전이 빨라 그런지 호불호 갈리는 퍽퍽살도 쫄깃하고 부드럽다. 닭이 신선하니 우려진 국물도 잡내없이 깔끔하여 국물만 떠먹어도 보양이 되는 기분이다.  

 

 

 고기 외에도 통마늘과 배추 또한 별미인데,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대부분의 재료를 국산으로 사용하신다고 한다. 고춧가루나 마늘 같은 경우에는 국산과 수입의 가격차가 꽤 클 텐데 말이다. 그래서인지 마늘이 통으로 들어가 있어도 아린 맛없이 오히려 감자 같은 맛이 난다. 

 

 그렇게 열심히 먹다 보면 배는 부르지만 술안주가 아쉬울 때 시키는 수제비.

 

 칼국수가 아닌 수제비를 시키는 이유는 수제(?) 수제비이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나오는 수제비사리는 보통 공장에서 가공된 말라있는 기성품이 많은데, 여긴 직접 반죽해놓은 수제비반죽을 주문과 즉시 냄비에 뜯어 넣어주신다. 

 

 수제비는 야들야들 얇은 반죽에 쫄깃함에 한번 반하고 전분이 들어가지 않은 반죽이라 국물맛도 해치지 않아 더욱 좋다.      

 

 

 처음 방문했을 때(2010년경) 소자 기준으로 만 7~9천원정도 했었는데 지금은 제법 가격이 올랐지만 그 맛은 그대로이다.(세명이 배부르게 먹는데 1인분 9천원꼴이니 사실 지금도 비싼 편은 아니다)

 

 여름에는 보양식으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진한 국물 맛에 사시사철 생각나는 닭한마리.  언제 먹어도 신선하고 깊은 맛에 앞으로 20년은 더 단골을 자처하지 않을까 싶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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