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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생각나는 매운 닭발 맛집 , 천호동 닭발 부부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계속 생각나는 매운 닭발 맛집 , 천호동 닭발 부부

강마 2020. 4. 21. 08:27

 

 

 강동구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닭발 애호가들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가게가 두 군데 있다.

 

119닭발과 닭발부부.  두 군데 모두 방문해본 결과 119닭발은 좀 더 젊은 사람의 취향에 어울리는 맛과 분위기라고 한다면 닭발부부는 동네 맛집 분위기가 강하다. (손님들만 봐도 연세 지긋하신 단골분들이 많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닭발부부 스타일의 음식이 더 맞기 때문에 내가 닭발이 생각날 때면 방문하는 곳. 오늘의 주인공 천호동 닭발부부이다.

 

 사실 나야 없어서 못 먹는거 빼고는 안먹는 음식은 없지만, 닭발은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행이 닭발을 먹을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먹고 싶어도 못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 아쉬울 때가 많은데, 이 곳에만 오면 항상 손님이 가득 차 있어 동지를 만난 듯 기쁜 마음도 든다.

 

 

 

 가게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비교적 짧고 매주 일요일은 휴무이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 방문해야 한다.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2차로 방문하는 손님들도 많기 때문에 7시 정도부터 10시까지가 가장 붐빌 시간. 

우린 주먹밥을 식사 대신할 요량으로 6시도 되기 전 도착했더니, 비교적 한가했다. 

 

 이 곳은 주방이 오픈형으로 되어 있어  앞쪽에 앉으면, 닭발 굽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위치인 주방 앞으로 자리 잡았다.

 

 메뉴는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하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닭발이기때문에 우리는 구이 닭발 일인분과, 주먹밥, 계란찜을 주문했다.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나오는 콩나물국과 단무지. 내가 닭발부부를 좋아하는 첫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단무지는 직접 가게에서 만든 것을 사용하는데 치킨무와 단무지의 어딘가쯤 존재하는 맛이 난다. 시판 단무지에 비해 식초향이 약하고 단맛이 적기 때문에 맛이 깔끔하다.

 

 콩나물국은 김치가 없는 김치 콩나물국(?)인데, 콩나물을 산더미같이 쌓아 담아주신다.

 

 얼큰한 국물에 고향의 맛이 잘 어우러져 콩나물국만으로도 소주 한병은 거뜬하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엔 냉국으로 나오는 센스도 참 좋다.

 

두 가지 모두 모자란 경우 앞쪽에 있는 셀프코너에서 얼마든지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난 가끔 포장해와 집에서 먹는 경우도 있는데, 국은 포장이 안되기 때문에 가능한 가게에서 먹는 편이다.

 

 콩나물을 라면처럼 호로록 말아먹으며 앞에 있는 주방을 주시하고 있자니 내 눈빛이 부담스러우셨는지 평소보다 빠르게 닭발이 나왔다.

 

 

 

 은은한 숯불향 사이로 매콤한 향이 훅 치고 들어오는 매운 구이 닭발. 닭발부부를 좋아하는 두번째 이유이다. 

 

 예전에는 닭발이 참 저렴한 음식이었는데 언제 서부터인지 가격은 1인분에 만오천원 정도에, 정작 발은 삐쩍 말라 먹잘 건 없는 가게들이 많아져 잘 찾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여긴 1인분만도 주문 가능하며 푸짐한 양에, 발도 오동통하다.

 

 주방에 커다랗게 놓여진 철판에서 솜씨좋게 구워내 불향이 잘 입혀져 있는 닭발. 자리마다 놓여 있는 위생장갑을 장착한 후 발골작업에 돌입한다.

 

 처음에는 매운맛보다는 숯불향이 더 강하게 느껴지지만 이내 뼈에 붙은 살을 잘  발라먹다 보면 매운맛이 뒤늦게 올라온다. 싱싱한 국내산 닭발만 사용하여, 쫄깃쫄깃한 살이 씹을수록 고소하고 잡내라고는 1도 나지 않는다. 

 

 처음 닭발을 접한 이후로 실망한 사람이라면 데리고 와서 한번 먹여주고 싶은 심정이랄까. 원래 닭발은 이런 매력이라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명품 닭발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닭발의 친구들. 계란찜과 주먹밥이 나왔다.

 

 계란찜은 중탕으로 익혀내기 때문에 주문 후 가장 늦게 나오는 메뉴이다. 중탕 덕분에 뻑뻑함 없이 부드럽고, 마치 푸딩처럼 살살 녹는 식감이다. 간도 심심하게 맞춰져 닭발을 먹다 입안을 달래주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가게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주먹밥.

 

 처음엔 주먹밥이 4천원이라고 해서 다른 메뉴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나오는 걸 보면 오히려 싼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커다란 대접에 족히 밥 3공기는 들어갔을 만한 밥 양에, 한 봉지 다 털어놓은 듯 수북이 담아내 주는 김가루까지. (심지어 김가루는 요청 시에 더 넣어주신다)

 

 넘치는 양에 주먹밥으로 만들다 보면 공간이 부족해 사방이 김가루로 난장판이 되곤 하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밥 자체의 간은 약하게 되어 있지만 김가루가 워낙 많이 들어가 있어 맛은 전혀 심심하지 않다. 사실 밥+김과 약간의 깨소금, 참기름이 들어갔을 뿐인데 이게 뭐라고 또 그렇게 맛있다. 

 

 엄청난 양에 단 한 번도 주먹밥을 다 먹어본 적이 없는데, 남는 음식은 요청 시엔 포장해주기 때문에 그다음 날 아침에 라면과 함께 먹으면 또 한 끼 든든히 채울 수 있다.

 

 

 

 술을 절로 부르는 불향 그득한 닭발과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 닭발을 먹어보고 싶은데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최우선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가게이다.

 

 몇 년 사이 위치가 한번 변경이 되었는데, 구글맵에는 아직 예전 주소로 조회가 되니 찾아오실 분들은 꼭 한번 위치를 확인 후 방문하시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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