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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형 전시라서 인상 깊었던, 인사동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관람 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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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형 전시라서 인상 깊었던, 인사동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관람 후기

강마 2020. 5. 9. 18:28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 완화되고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면서 개봉이 미루어졌던 영화들도 슬슬 개봉을 준비하고 있고, 박람회나 전시회같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행사들도 슬슬 동면에서 깨어나듯 하나둘 시작하는 것 같다.

 

 예전부터 좋아했던 화가인 마그리트. 독특한 작품세계덕분에 많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며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마그리트의 전시가 4월 29일부터 9월 13일까지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진행된다고 하여 사전에 얼리버트로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예매해 두었다.

 

 르네마그리트 특별전의 제목은 <INSIDE MAGRITTE>.

 

 전시회 이름처럼 이번 기회를 마그리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보겠노라는 다짐과 전시회의 기대감을 안고 인사동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인사동 센트럴 뮤지엄은 인사동 거리에서 삼청동쪽으로 넘어가는 거의 끝자락 쪽에 위치하고 있다.

 

 박물관은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있는데, 이곳에서 전시를 하는 경우, 보통 전시회 컨셉에 맞춰 1층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마련해 놓는다.

 

 전시회를 가기위해 방문한 게 아니더라도 벤치에 앉아 재미있는 사진들을 남길 수 있는데, 홍보 목적으로도 좋을 것 같아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티켓은 현장구매시 성인 기준 1인당 15,000원이다. 우리는 인터파크에서 얼리버드로 1+1 티켓을 예매했었기 때문에 반값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카톡으로 받은 예약번호를 티켓부스에 보여주자 티켓과 팜플렛 등을 주셨다. 

 

 광고 제작 활동도 했던 마그리트의 전시다 보니, 인테리어나 티켓 등의 디자인도 하나하나가 감각적인 것 같다.

 

 지하로 내려가면 전시회장 입구가 나오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며 열체크까지 마친후 입장할 수 있다.

 

 

 

 입장하자 마자 손님을 반기는 집주인처럼 마그리트 사진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세상'을 상식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상식적이지 않은 상태도 상식임을 작품을 통해 표현한 마그리트. 

 

 전시는 마그리트의 생애를 훑어내며, 시간의 순서대로 변화해 나간 마그리트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비주얼 아트 전시회라 그림을 프린트된 형태로 보게될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양의 그림이 프린트되어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물론 원본은 아니긴 하지만 역시 프린트되어있는 것이 모니터로 흘러가듯이 작품을 보는것보다는 작품에 몰입하기가 좋은 것 같다.

 

 수많은 비주얼 아트 전시회들이 SNS 인증용으로 사진 찍기 좋은 공간들을 제공하는데 열을 올리는 것 같아 최근에 방문했던 전시회들에서 실망을 많이 했었는데, 마그리트 특별전은 시작부터 남다른 듯했다.  

 

 

 마그리트 전은 대중매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이 참 많은데, 그러다 보니 평소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느낌의 작품들이 중간중간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내가 마그리트를 처음 알게 된 건 대학시절 교양철학 수업이었다. <이미지의 배반>이라는 위의 파이프 그림 속 아래 적혀있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구를 가지고 토론 수업에 참여했을 때인데, 그때의 수업 내용은 잘 기억은 나진 않지만, 이미지만큼은 오랫동안 잔상이 남아 이후에도 마그리트의 다른 작품들을 많이 찾아봤었다.

 

 

 만화 같은 작품들도 많아 보면서 미소가 띠어지는 순간들이 많으며, 특히나 작품을 보고 제목을 보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재미있게 지어놓은 제목들이 많다.

 

 요새 온라인에서도 짤을 가지고 신박한 제목을 지어내는 배틀에서 정말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는 네티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마그리트도 요새 태어났으면 커뮤니티에서 프로제목러로 이름깨나 알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중에 하나인 <골롱드>도 보인다.

 

 중절모를 쓰고 있는 남자들이 비 내리듯 공중에 떠있는데, 한 사람 한사람 다른 사람들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들이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 느낌도 든다.

 

 

 

 작품 중간중간 마그리트의 명언들도 적혀 있어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뭐, 하지만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게 뭐가 중요할까.

 

 달은 하나지만 모두 자신만의 달을 본다는 말처럼, 하나하나를 내 느낌대로 느끼면 되는 것인데.

 

 

 

 특별히 이번 마그리트 특별전이 좋았던 이유이자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는 이유는 바로 참여형 전시이기 때문이다.

 

 증강현실을 활용해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속으로 우리들을 끌고 들어가 보는 재미만을 넘어서는 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카메라가 달려있는 앞쪽에 가서 얼굴을 비추면 내 모습이 작품속으로 들어가 있는 모습이 화면에 나온다.

 

 신기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시 마지막쯤에 즐길거리가 나와주니, 다들 웃으면서 하나하나 직접 해보면서 즐기시는 것 같다.

 

 사람이 많았다면 참여하기 어려웠겠지만, 다행히 평일 낮 오전 시간이라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아 하나하나 모두 빠뜨리지 않고 참여해 볼 수가 있었다.

 

 

 

 카메라 안에 얼굴을 담아내야 하다 보니, 참여공간에서 만큼은 마스크를 일시적으로 벗는 것이 허용된다.

 

 오히려 마스크를 벗지 않고 참여하다 보면 인식 오류가 생겨 정상적으로 즐기기가 어려우니, 잠시 답답함도 벗어낼 겸 마스크를 벗고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시가 마무리되어가는 마지막에는 넓은 방이 나타난다. 프로젝트로 벽면에 빼곡하게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차례적으로 보여주는데 총 4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채로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가 있다.

 

 가운데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다 보면 다른 차원의 세계로 넘어온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게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나온다.

 

 역시나 작품 하나하나의 디자인 감각이 뛰어나다 보니 기념품들도 퀄리티가 매우 우수했다. 그만큼 가격도 높았지만 중간중간 매진된 상품들도 많았고, 우리가 둘러보고 있는 와중에도 [SOLD OUT] 스티커가 붙어나가고 있었다.

 

 정말 정말 지갑에서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매력적인 기념품들이 많았다. 

 

 

 최근 외출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거나, 전시회가 그리웠다거나, 르네 마그리트를 좋아했다거나.. 혹은 이색적인 데이트 코스를 찾는 연인이거나 한다면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후회하지 않을 전시회이다.

 

 보는 내내 르네 마그리트의 천재적인 창의력과 작품 구현력에 감탄을 할 수 없는, 시작부터 끝까지 재미있고 흥미로운 전시회이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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