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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새록새록, 학창시절 생각나는 스파게티 스토리 본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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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새록새록, 학창시절 생각나는 스파게티 스토리 본점

강마 2020. 7. 20. 08:45

 

 옛날 옛적에 모든 파스타가 스파게티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크림이 들어가면 크림 스파게티, 해물이 들어가면 해물 스파게티. 여러 가지 파스타 전문점들이 생기고, <파스타>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지금은 파스타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졌지만 말이다.

 

 알다시피 스파게티는 사실 요리 이름이 아닌 파스타에 들어가는 면의 한 종류인데 나에게는 묘한 추억이 돋아나는 이름이기도 하다.

 

 

 저녁을 먹기위해 서성이다 오랜만에 보는 스파게티라는 이름이 반가워 들어온 가게, 스파게티 스토리.

 

 뭐 당연히 스파게티를 팔겠지 싶어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메뉴와 가격대에 먼저 눈이 간다. 지금은 파스타 한주먹에 만이,삼천원은 훌쩍 넘지만 라떼는 딱 이 가격대였다.

 

 착한 가격을 보니 괜스레 이것 저것 시키고 싶은 마음이 동해 요새는 보기 힘든 추억의 치킨도리아와 플레인 또띠아피자, 매운 까르보나라, 마늘빵 2조각까지 주문을 했다.

 

 

 아무래도 저렴한 가격대로 운영되다 보니 피클과 물,수저는 가게 한켠에 셀프바로 마련되어 있다. 넉넉히 피클을 가지고 와 자리에 앉아 둘러보니 학생들부터 혼자 가볍게 식사하는 손님까지 연령층이 제법 다양하다. 

 

 90년대 학창시절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아는 느낌, 지금은 소개팅을 안 해본 지 백만년이 넘어 무얼 먹으러 가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때는 왜인지 스파게티집만 줄창 갔다.

 

 그래서 나에게는 스파게티=소개팅 음식이라는 아련한 공식이 생겨버렸는데 여기 스파게티 스토리는 분위기도 그렇고 여러모로 90년대 느낌이 물씬 풍겨 반갑다.

 

 

 

 그렇게 추억을 톺아보고 있자니 마늘빵이 먼저 테이블에 놓여진다. 마늘 소스가 적당히 잘 발라져 있고 방금 오븐에서 나왔는지 따끈하다.

 

 사실 소스에 찍어먹을 요량으로 시켰는데 솔솔 올라오는 마늘과 버터향에 손이 절로 가 결국 스파게티가 나오기도 전에 다 먹어버렸다.

 

 

 

 가볍게 마늘빵으로 워밍업을 하고나니 차례차례 줄지어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플레인 또띠아 피자. 복잡해 보이는 이름이 무색하게 심플한 얼굴이다. 얇은 또띠아에 치즈만 올려 오븐에 구워낸 듯 굉장히 담백하다.

 

 토핑이나 기본 소스가 없기때문에 꿀이 함께 나오는데 그냥 먹나 찍어먹나 큰 차이는 없다. 왜 피자가 사이드에 있을까 싶었는데 단독으로 먹긴 좀 심심하고 스파게티 소스에 곁들여 먹는 용인 듯하다.

 

 

 드디어 제일 기대하던 치킨 도리아가 나왔다.

 

 고기가 낭낭하게 들어간 토마토소스에 부드러운 닭고기도 먹기 좋게 잘 손질되어 들어가 있고 그 위에 치즈 이불을 덮어 오븐에 구워낸 도리아. 지금은 그라탱으로 통칭되어 불리고 그마저도 리조또나 빠에야에 밀려 만나기 어려운 음식이 되었지만 말이다.

 

 오븐에서 그릇째 구워져 나왔기 때문에 그릇도, 내용물도 엄청 뜨겁다. 데이지 않게 조심조심 그릇을 옮겨 안을 열어본다.

 

 

 치즈도 두텁게 담아줘서 한참을 제끼고(?)나서야 안에 들어있는 밥이 모습을 드러낸다. 

 

 달달한 토마토소스의 향이 먼저 훅 들어오고 고기와 버터, 치즈의 고소함이 따라온다. 냄새만 맡아도 맛이 상상이 가 손이 급해진다.

 

 치즈와 밥을 비율좋게 담아내 한 술 떠보니 옛날에 먹던 그 맛 그대로다. 소스 따위 아끼지 않고 듬뿍 들어가 피자에 찍어먹기도 좋고,  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버섯이나 고기 같은 재료 또한 푸짐하다.

 

 

 다른 음식들이 대부분 달달한 맛이라 균형을 맞추고자 스파게티는 매운맛으로 시켰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름처럼 맵지는 않지만 적당히 매콤하면서 크림소스와도 잘 어울려 피자에 싸 먹어도 맛있고 소스만 수저로 떠먹어도 느끼하지 않아 좋다.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한식이라도 불려도 좋을 법한 도리아와 스파게티의 투박하고 어딘지 익숙한 맛에 추억이 피어나는 곳,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 더욱 매력 있는 스파게티 스토리 본점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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