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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짬뽕의 성지 공주를 가다, 고마짬뽕

강마 2020. 8. 5. 08:18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주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공주 짬뽕집이 나올 정도로 짬뽕 맛집이 많다. 

 

 이름만 검색해도 간증(?)글이 주르륵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들도 많고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면서도 건물 건너 하나씩 짬뽕집이 보이더라. 

 

 해서 공주를 방문하면 꼭 해보고 싶었던 짬뽕 먹기. 특정 가게를 정해두지 않고 느낌이 빡! 오는 곳을 가기로 결정한 후 발길 흐르는 데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 목적지로 설정한 곳은 청운식당이 있는 공주시 의당면쪽으로, 지도에서 보기엔 허허벌판인데 비정상적으로 식당들이 밀집해있는 (아마도) 근교 먹자촌으로 추측됐기 때문이었다.

 

 두어바퀴 동네를 지나가며 분위기를 살펴보다 눈에 띈 상호 고마짬뽕. 공주에 들어온 이후로 가장 많이 본 명사가 '고마'라서 급흥미가 동했다.

 

 자세히 보니 근처에 아무 것도 없는데 차가 10여대 이상은 주차되어 있어 '오 이런 게 바로 현지인 맛집인가?!'라는 마음으로 가게 안에 들어섰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로 대부분의 공주 짬뽕집들이 이 시간까지 영업을 한다. 한 유명 가게에서 설정해 놓은 시간이 암묵적인 룰이 된 걸까. 

 

 메뉴 역시 짜장, 짬뽕, 탕수육 이 세가지가 공주 맛집의 공식인듯한데 고마짬뽕은 거기서 한 가지를 더해 군만두까지 판매하고 있다.

 

 많은 테이블에서 군만두나 탕수육을 시키긴했지만 혹여 음식이 남을까 걱정되어 우린 짜장, 짬뽕 하나씩 주문하기로 했다.

 

 

 가격은 짬뽕 8천원, 짜장은 6천원으로 배달식 중국집에 비해 천원정도는 높은 편이나 메뉴 이름 앞에 육이 붙었으니 고기가 그득할 것으로 추정, 체감상 비싼 느낌은 없다.

 

 탁 트인 개방형 주방이라 홀 내부에서도 조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밥 메뉴가 없는 대신에 공깃밥을 셀프코너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곱게 깔린 하얀 비닐 위에 놓아준 단무지와 양파, 김치, 춘장까지 전형적인 중국집의 차림새다.

 

 중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타지역을 가면 꼭 중국집을 한 번씩 방문하는데 서울에서는 밥류를 주문해야 나오는 김치가 다른 지역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 느낌이다. (이게 바로 지역인심?)

 

 그런데 이 집 단무지가 진짜 맛있다. 동치미무와 단무지의 중간쯤 되는 아삭 상큼함이 일반 노란 단무지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맛이 좋다.

 

 

 

 짜지도 않고 깔끔한 단무지 맛에 반해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리필을 하고 있자니 주방에서 불이 몇 번 인 후 하얀 테이블에 검정, 빨강 색이 채워져 있다.

 

 육짬뽕이란 이름을 괜히 붙인 게 아닌 듯 제대로 입힌 불향과 육향이 뒤섞여 냄새부터 난리가 났다.

 

 

 특이하게 짜장과 짬뽕 모두 통깨를 입혀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 

 

 솔솔 올라오는 냄새를 꾹꾹 참으며 양념 옷이 골고루 입게 짜장부터 비벼준다. 간짜장은 메뉴에 없지만 간짜장 못지않게 건더기가 푸짐한 게 특징인 듯 꽤나 두꺼운 고기와 큼지막하게 썰린 양파 덕에 면은 보이지도 않는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짜장면보다 양이 많은 덕분에 한참을 뒤섞은 후에야 먹을 수가 있다. 

 

 주문이 들어감과 동시에 노란 밀가루 반죽을 면 뽑는 기계에 넣는 걸 봤는데, 이 또한 다른 곳에 비해 얇게 뽑아져 소스가 더욱 입에 착 붙는다. 

 

 건더기는 큼직하니 풍성하고 넉넉한 소스에 갓 뽑아낸 얇은 면발까지 삼박자가 잘 어우러져, 짜장은 무조건 인정이다. 특히 소스와 건더기 양이 면을 다 먹고도 남을 정도라 밥 비벼먹기에도 딱이다.

 

 

 

 새빨간 국물 위에 떠 있는 건더기 섬을 보니 짬뽕도 그 양을 짐작할 수 있다. 면을 감추는 게 이 가게의 전략인가. 

 

우선 면과 섞이기 전에 국물부터 한 입 호로록 맛을 본다. 묘하게 어우러지는 통깨향과 고기가 녹아든 눅진한 국물이 흡사 짬뽕보다는 얼큰한 고추장찌개를 먹는듯한 느낌이다.

 

보기엔 빨강빨강하지만 생각보다 맵기는 없고 해물짬뽕보단 국물의 시원함은 덜하지만 육짬뽕이라 불릴만한 불향과 육향이 빈자리를 채워준다. 

 

 

 차돌과 돼지고기를 적절히 조합해 볶아냈기 때문에 씹는 질감이 좋고 짜장처럼 얇은 면발이 국물의 감칠맛을 해치지 않아 좋다.

 

 군만두를 시켰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무시무시한 양, 이 정도면 다른 중국집의 곱빼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즉흥적인 가게 선정이었지만 맛과 양 어느 것 하나 아쉽지 않았던 곳. 이번 휴가철 공주를 방문하거나 지나는 길이라면 잠시 들려 짬뽕 한 그릇으로 행복한 점심을 채워보시는 건 어떠실지.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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