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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와 가격 모두 만족스러운 숨어있는 맛집, 스테이크 함바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분위기와 가격 모두 만족스러운 숨어있는 맛집, 스테이크 함바

강마 2020. 8. 21. 08:25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스테이크=가성비 떨어지는 음식의 이미지가 강하다. 무시무시한 소고기 가격도 포함되어 있겠지만 일종의 분위기 값이 더해진 듯한 느낌.

 

그런데 그 스테이크에서 가성비가 내리는 집을 발견했다는 지인의 꼬임에 넘어가 낙성대로 출장(?)을 나오게 됐다.

 

가게 이름은 스테이크 함바. 스테이크와 함바라....참 어울리지 않은 두 단어의 조합에 궁금증이 먼저 인다. 낙성대역에서 200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가게 앞 커다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일단 접근성면에서는 합격이다.

 

 

 000길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서울대입구 근처에 핫한 가게들이 많아져 스테이크 함바도 그런 신생맛집인가 했더니 이 자리에서 영업한 지 꽤 오래된 가게라고 한다.

 

말로만 듣던, 한번도 안 온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는 곳이라나.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이리 칭찬세례인지 지인의 말에 살짝 의심이 들었지만 가보면 그 답이 나오리라.

 

 

 무언가가 많이 적혀 있는 메뉴판, 그 날 고기상태에 따라 일부 메뉴는 판매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메뉴가 있는 경우에는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가게 내부도 큼직큼직해서 단체를 위한 메뉴까지 따로 마련되어 있어 회식 및 가족모임에도 좋을 듯한 분위기.

 

 

 개인적으로 스테이크는 부드러운 육질의 안심스테이크를 선호하는 편이라 우린 텐더로인 스테이크 2인분과 맛보기용 BLT샌드위치, 그리고 소주를 주문했다.

 

스테이크 집에서 만나는 초록병이라니, 사장님이 좀 배우신 분인듯 하다. 소고기에는 소주지요, 암요.

 

 

 가격과 분위기 반전에 이어, 연달아 놀랍게 하는 기본 플레이팅. 그저 빵조가리나 나올 줄 알았더니 이것저것 한가득 차려 나온다.

 

메뉴판에도 적혀있긴 했지만 본격적인 차림새에 우왕 소리가 절로 난다. 따뜻하게 구워나온 빵과 (크래커도 따뜻하다.) 이름도 모르겠는 각종 치즈와 견과류, 야채스틱에 젤리, 초콜렛까지. 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의 느낌이 뿜뿜하다.

 

 

 올리브와 할라피뇨가 테이블마다 병째로 나오는 경우는 처음이라 기쁨에 손까지 떨린다.

 

위생적으로 먹을 수 있게 전용스푼까지 별도로 챙겨주는 세심함과 파프리카, 당근도 야채에 어울리는 전용 치즈에 깔끔하게 담아나와 더욱 만족스럽다.

 

 

 세어본 치즈종류만 6가지 이상. 고다나 블루치즈처럼 통째로 사용하는 치즈들은 어쩔 수 없지만 베이비벨이나 래핑카우처럼 개별 포장이 되어있는 제품들은 혹여 남을 경우 가져갈 수 있게끔 포장채 나오는 점도 마음에 든다.

 

따끈하게 구워 나온 빵에 신선한 버터, 치즈를 올려먹으면 맛이야 말해 뭐하나, 기본 상차림만으로도 와인은 물론 소주 1병도 거뜬하겠다.

 

 

 BLT 샌드위치 역시 범상치 않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무슨 벽돌이 나오는 줄.

 

할라피뇨를 통째로 주고서도 한번 더 챙겨주시고, 내용물이 워낙 가득 들어 한 손으로 잡기도 버거운 두께다. 도저히 한 입에 넣기 힘들듯 하여 해체작업에 돌입했다.

 

 

 이름 그대로 베이컨 양상추 토마토가 충실하게 들어있는 샌드위치. 일반적인 BLT는 베이컨이 느껴지지도 않는 곳이 많은데 여긴 베이컨의 비중이 제일 높아 좋다.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샌드위치 맛집이었구나! 고기는 안주로 먹기로 하고 식사대용으로 먹기 위해 시켰는데 벌써 배가 부를 정도로 속이 알차다. 최근 먹어본 샌드위치 중에 가장 정성스러운 맛, 따끈하게 구운 빵에 알싸한 소스가 듬뿍 아삭하고 싱싱한 양상추와 베이컨이 씹는 맛을 더해 줘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샌드위치를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나니 지글지글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온다. 라지 사이즈 피자 한판은 족히 들어갈 정도의 널따란 대접 위에 주물팬 통째로 가져와 부어주는 구운 야채.

 

보통 스테이크에 나오는 가니쉬는 아스파라거스나 버섯 두어 조각 정도로 양이 적어 아껴먹어야 했는데 여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종류도 다양한 것도 좋지만 무르지 않게 잘 구워낸 야채가, 거짓말 보태 고기보다 더 맛이 좋다. 

 

 

 그리고 잠시 후, 또 다른 주물팬에 멋들어지게 생긴 고기 두 덩어리가 구워져, 접시 위에 쏟아진다.

 

그런데 저기요, 사장님 중량 속이셨는데요..... 분명 1인분에 190그람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250그람은 족히 돼 보인다. 2인분에 44,000원이면 그냥 그런 가게의 립 가격 정도밖에 안될 텐데 양, 맛. 가격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 가게다.

 

 

 개인적으로는 미디움 레어상태를 좋아하지만, 일행 중 웰던을 선호하는 이가 있어 그렇게 부탁드렸더니 골고루 잘 익혀주셨다. 그럼에도 질긴 느낌은 1도 없고 입 안에는 풍미 가득한 육즙만 남는다.

 

한 가지, 여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요리법이라고 할까? 가니쉬와 스테이크 모두 최소한의 간만 해서 조리되기 때문에 별도의 스테이크 소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혹여 (나처럼) 자극적인 입맛의 소유자라면, 소금과 후추를 찍어먹으면 간도 딱 맞고 더 감칠맛이 나니 참고하시길.

 

 

 그렇게 가게를 추천해준 지인을 아주 칭찬해주고 있을 때, 주방에서 멋진 중년의 신사분이 나타나셨다. 스테이크 함바의 요리사라시며, 음식은 입 맛에 맞는지 필요한 건 없는지 친절하게 챙겨주신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분위기와 맛, 서비스 모두 일류 레스토랑인 가게, 스테이크 함바. 

 

세상은 넓고 아직 숨어있는 맛집들은 많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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