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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서 먹는 시장 만두집,단양 마늘만두( feat.구경시장)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줄서서 먹는 시장 만두집,단양 마늘만두( feat.구경시장)

강마 2020. 8. 27. 08:32

 

 물 맑고 산천이 아름다운 도시 단양을 갔다. 모름지기 다른 지역에 가면 전통시장 구경이 가장 큰 즐거움인지라 단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양 구경시장으로 향했다.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도 좋고 공영주차장도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접근성면에서도 훌륭한 곳. 우리가 방문했을 시간에는 시장 주차장이 만차여서 바로 아래쪽에 있는 하상 주차장을 이용했다. (하상 주차장 역시 무료이고 이쪽이 더 넓다.)

 

 

 구경시장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라기보단 단양 특산품을 이용한 먹거리 판매위주로 조성되어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자체에서 특화거리로 만든 느낌이랄까. 

 

특히나 단양의 대표 특산품인 마늘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늘 닭강정을 시작으로 마늘 바게트, 마늘 족발, 보쌈까지. 마늘에 미친 민족이라는 말을 증명하듯이 온통 마늘 천지인 이 곳에서 유독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가게가 있어 가까이 다가가 봤다.

 

 

 커다란 찜기에서 쉴새없이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 사이로 만두의 향이 폴폴 올라온다. 

 

점심을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다른 먹거리를 잔뜩 샀지만 퍼져 나오는 고소한 냄새에, 이건 줄을 안 서려야 안 설 수가 없어 얼른 대기줄에 합류해본다.

 

 

 내 앞으로도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줄을 서는 동안 주의사항 비슷한 안내문을 찬찬히 읽어본다. 단양마늘만두는 포장만 가능하고, 메뉴는 새우마늘만두, 김치마늘만두, 떡갈비마늘만두 이렇게 3종류만 판매가 되고 있다.

 

인기가 많은 가게라 그런지, 곳곳에 유사품 주의 문구와 본점을 계속 강조하는 분위기에 더욱 기대감은 올라가는데 줄이 도무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드디어 앞줄에 왔을 때 풀린 비밀. 거리두기 탓에 한 명씩만 주문을 받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되었나보다.

 

더운 날씨에, 마스크까지 쓰고 땀은 줄줄 흐르지만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생각은 김치만두가 남아있기를. 김치의 숙성시간때문에 다른 만두에 비해 만들 수 있는 개수가 제한되어 있어 김치만두가 가장 빨리 소진된다고 한다. 

 

이미 3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기에 마음만 초조해진다.

 

 

 

 그렇게 20여분 인고의 시간이 흐르고 입성한 가게 안. 조심스럽게 김치 하나 새우 하나 주문을 해보지만, 오늘은 1시에 김치만두가 떨어졌다고 한다. 눈물을 머금고 새우와 떡갈비로 주문을 한다.

 

커다란 찜기 속에서 가지런히 누워있는 만두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다른 곳처럼 뜨거운 만두를 주는 게 아니라 언제 먹을 건지를 물어본다는 점이다.

 

 

 만두피를 찹쌀로 만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보관이 용이하도록 한 김 식혀낸 걸 담아주고 30분 이내에 먹을 거라고 하면 뜨거운 만두를 포장해준다.

 

우린 바로 먹을 생각으로 뜨거운 만두로 부탁드렸다.

 

 

 자그마한 장소에 기계처럼, 쉴 새 없이 만두를 빚어내는 사람과 포장하는 사람, 찌는 사람.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이루어지고 있는 가게 안.

 

어마어마한 양의 만두가 산처럼 쌓여있다. 이게 다 팔릴까 싶어 기다리는 동안 슬쩍 여쭤보니 예닐곱 판을 한꺼번에 쪄도 1~2시간 안에 없어진다고 한다. 단골손님들은 한 번에 10인분 이상씩 포장해가 냉동실에 넣어 놓고 드신다고 하니 말이다.

 

 

 2분여 시간이 지났을까 운 좋게도 바로 찜기에서 꺼내진 만두를 받아 들고 가게를 나선다. 모락모락 퍼지는 만두 냄새에 현기증이 나 하나 꺼내 먹을까도 했지만 꾹꾹 참고 숙소를 향해 달린다.

 

 

 더운 날씨 덕분(?)에 크게 식지 않고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만두. 궁금했던 새우만두부터 맛을 본다.

 

새우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어 새우 향이 먼저 은은하게 퍼지고 곧이어 마늘의 고소하고도 단 맛이 따라오며 쫄깃한 만두피가 같이 씹힌다.

 

뭐랄까. 만두보다는 딘타이펑의 딤섬이 먼저 생각나는 맛이다. 욕심부리지 않은 만두소덕에 각자의 재료 맛이 충분히 느껴지고 그렇다고 부족함도 없어 균형이 잘 잡힌 하나의 요리를 먹는 느낌이다.

 

 

 떡갈비만두도 안 사 오려 했던 게 미안할 정도로 어디서도 먹어본 적 없는 맛을 지녔다. 일반 갈비만두와 큰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 갈비만두의 인위적인 육향이 아니라 진짜 떡갈비가 씹히는 식감에, 다소 느끼할 수 있는 뒷맛을 마늘이 잡아준다. 

 

아마 외국인들도 평범한 음식과 마늘이 만났을 때의 이 시너지를 안다면 우리의 마늘 소비량을 이해하지 않을까.

 

만두 하나로 시장을 평정한 맛집. 줄 서서라도 먹어 볼 가치가 충분한 곳이기에 단양에 들르신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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