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에게 더 사랑받는 해장국집, 제주 앞뱅디식당

 

 해외여행을 못하게 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곳, 제주도.

 

한동안 중국 관광객들의 러시로, 물가가 엄청나게 올라 엄두도 못 내고 있다가 실로 오랜만에 찾게 되었다.

 

 

 요즘엔 제주도에 프렌치 레스토랑이라던가 파스타, 피자같은 양식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많이 들어섰지만 아재 입맛인 내게는 제주 현지식(?)이 더 그리웠더란다.

 

그중 각재기국은 제주도에 가면 꼭 먹고 오는 음식 중 하나.

 

 

 각재기국으로 유명한 앞뱅디 식당은 제주시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공항과의 접근성도 좋지만 현지인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전통 있는 식당이다.

 

 

 제주에서 호텔일을 하는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방문했던 게 어언 10년 전인데 방문할 때마다 그 맛에 변함이 없어 더욱 찾게 된다고나 할까.

 

대표 메뉴는 각재기국과 멜국이나, 오랜만의 방문이라 이것저것 다 먹고 싶은 욕심에 고민이 된다.

 

 

 이 집은 식사 메뉴 2인 이상 주문하면 고등어 구이가 밑반찬으로 나오기 때문에 고등어구이는 비추. 다른 메뉴는 조림이나 튀김 뭘 시켜도 다 맛이 좋다.

 

고민 끝에 식사 겸 술안주를 즐기기 위해 각재기국과 멜 튀김으로 주문을 했다.

 

 

 

 텅 빈 상을 노려보고 있으면, 메인 메뉴와 함께 차려지는 밑반찬.

 

서울에서 먹어본 배추와 차원이 다른 배추쌈과 멸치 볶음, 콩조림, 김치 그리고 강된장이 밑반찬의 전부다.

 

 

 많은 가짓수는 아니지만 하나같이 엄마가 만들어준 집밥 같은 맛이 난다. 

 

특히 강된장이 짜지도 않으면서 고소해서 부들부들한 제주산 배추에 찍어먹으면 무한 흡입각인데 강된장 추가 시에는 천 원이니 아껴먹도록 하자......

 

 

 지금이야 몸국, 멜국, 각재기국 등 제주도 방언이 많이 알려졌지만 처음 각재기가 뭔지도 모르고 따라갔다가 멀건 국물 위로 둥둥 떠다니는 생선 조각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멜 튀김도 생김새는 조금 그로테스크하지만 그 맛만은 가을 전어 뺨을 후려친다.

 

특히나 여기서는 멜을 튀길 때 고추도 같이 넣어, 튀김의 고소함과 멜의 담백함, 고추의 매콤함까지 삼위일체가 이뤄지는 맛이다.

 

 

 먹는 데 순서는 없지만 먼저 각재기 국물을 먹는 것으로 의식을 시작한다.

 

한 숟갈 떠먹으면, 집된장 맛이 먼저 은은하게 퍼지고 배추가 시원함을 담당하고 나면 끝에 사알짝 칼칼한 맛이, 혹여나 있을 비린 맛을 완벽 차단해준다.

 

 

 참으로 신기한 노릇이다.

 

비주얼만 봤을 땐 비린맛 작렬할 듯하지만 눈 가리고 먹으면 생선이 들어갔는지 눈치도 못 챌 오묘한 맛.

 

 

 워밍업이 끝났으면 모름지기 기름진 음식을 먹어줘야 하는 법 아닌가. 의식의 흐름에 따라 멜 튀김으로 향하는 손.

 

통으로 튀기다 보니 자잘한 가시가 있긴 하지만 크게 거슬리진 않을 정도라 촉촉한 살코기에 묻혀 꿀떡꿀떡 넘어간다. 같이 씹히는 고추가 맛과 식감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것도 멜 튀김의 매력.

 

 

 각재기는 살코기도 어찌나 듬뿍인지 뼈를 잘 발라 국물과 함께 떠먹고, 큼지막하게 배추에 싸 먹어도 모자람이 없다.

 

뚝배기 하나와 멜 튀김을 초토화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제주도에 왔구나 실감이 나, 더욱 설레는 저녁.

 

 

 바로 앞 전용 주차 공간도 있어 차를 가지고 오는 분들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앞뱅디 식당.

 

제주도엔 산해진미가 많지만 한 끼는 각재기와 멜에게 맡겨보시는 건 어떨까.

 

 

 

▣ 찾아가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