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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백반기행에서 나온 대천 키조개 삼합, 고기요 본문
보통 삼합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홍어와 수육 그리고 김치.
그런데 최근에는 세 가지 재료가 어우러지게 먹는 요리들을 통칭하는 말로 널리 쓰이는 듯하다.(원래가 그런 뜻이지만)
대천에 갔던 날 흔해빠진 조개구이 말고 색다른 음식이 먹고 싶어 방황하던 차에 발견한 고깃집.
앞에 놓인 광고판을 보니 관자에 삼겹살이나 차돌박이를 같이 먹는 삼합 메뉴로 백반기행에서도 소개된 모양이다.
바닷가에서 삼겹살이라니 왠지 새롭기도 하고 관자로 바다에 온 기분까지 낼 수 있으니 일타쌍피 인 셈. 오늘의 메뉴로 급결정하고 가게로 들어섰다.
가게 안을 둘러보니 키조개+차돌박이 혹은 키조개+삼겹이 메인 메뉴인 듯 대부분의 손님이 세트메뉴를 먹고 있다.
차돌과 관자의 조합은 많이 먹어봤는데 삼겹살과 관자는 처음인지라 키차돌 세트 하나에 삼겹살을 추가해 두 가지 다 먹어보기로 결정.
개인적으로 반찬을 다양하게 주는 집을 좋아하는데 운 좋게도 이 집이 딱 그런 경우다.
만년 사랑받는 마카로니 샐러드와 각종 장아찌, 나물, 해조류부터 김치도 파김치, 총각무, 자작하게 조린 묵은지까지.
가짓수가 많은 것도 좋지만 사장님 음식 솜씨가 좋아 하나하나 다 맛이 좋다.
특히나 김치류가 예술이어서 고기와 함께 먹기도 좋고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안주가 되어준다. 나만 맛있는 건 아닌지 반찬 리필 코너에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드디어 나온 고기. 그런데 불판 위가 휑한데? 여쭤보니 차돌박이는 지금 가게로 오는 중이라고 한다. 매일 싱싱한 고기를 공급받는 것도 맛의 비결 중 하나.
값만 비싸고 냉동 고기가 나오는 곳도 많은데 기다림과 함께, 뭔가 가게에 대한 신뢰도가 +1 상승한다.
마침맞게 추가한 삼겹살이 통삼겹이라 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다행이랄까. 그리고 돼지고기의 상태가 대강만 봐도 싱싱함이 뚝뚝 떨어져 절로 신이 난다.
예쁘게 자리 잡고 있는 비계와 살코기의 완벽한 조화.
타지 않게 온 우주의 기운을 빌어 삼겹살을 굽고 있는데 관자와 차돌, 삼합의 마지막 주인공인 버섯이 도착했다.
안 먹어봐도 맛이 보장되는 느낌의 비주얼.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먼저, 사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관자를 살짝 익혀 고기와 버섯에 살포시 얹어 먹는다.
통으로 구워내 겉바속촉인 삼겹살에서 육즙이 촤르륵 흘러 관자에 닿는다. 그럼 관자에서 육향과 바다향이 동시에 느껴지며 부드러운 조갯살과 쫄깃한 버섯의 식감으로 마무리.
삼합에 버섯이 들어가길래 그냥 숫자 채우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버섯의 역할이 중하다. 삼겹살과 관자를 잘 어우러지게 해주는 접착제 같은 역할이라 할까.
한번 먹어보니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다.
후다닥 삼겹살을 먹어 치우고 이제는 마음 편히 갓 나온 차돌박이를 구울 차례. 차돌박이는 맛도 있지만 빨리 구워져 참으로 좋은 녀석이다.
적당한 기름기와 부드러운 살코기 덕에 삼겹살 삼합으로 먹었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라 굽는 족족 사라지는 불판 위 마법.
후식으로, 집된장을 넣고 끓여내 구수하고 깊은 맛이 일품인 된장찌개까지 먹어주면 오늘의 만찬이 끝이 난다.
따로 먹는 것과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삼합요리. 이젠, 흔한 회나 조개구이보다 그 지역의 특색이 살아있는 식당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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