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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강제 추천하는 집, 정쿡

강마 2021. 4. 5. 08:22

 

 거리를 다닐 때, 지나가는 행인을 잘 살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변 풍경이나 건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있을 터. 

 

난 주변 음식점들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어디가 없어졌는지 새로 생겼는지 저 집은 은근히 사람이 많네?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눈 여겨보는 가게들을 아껴뒀다 하나씩 가 보는 게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랄까.

 

 

 그중에서 최근 눈에 밟히던 가게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일본식 퓨전 펍 정 cook. 가게 이름도 이름이지만 낮부터 장사를 하시는 걸로 봐선 초밥 전문점인지 일본 가정식인지 당최 알 수가 없어 궁금증만 쌓이다 드디어 방문하게 됐다.

 

드디어 두근두근 가게문을 열어제끼는데 먼저 눈에 띄는 메뉴의 압박. 사장님 혼자 운영하시는 곳인데도 메뉴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 

 

 

 그리고 더욱 재밌었던 술 메뉴판. 사케는 단순 장식품인지 진열은 되어있으나 정작 메뉴판에는 사케가 없다. 아마 예전에는 판매를 하다 불매운동 이후로 화요로 방향을 전환하신 게 아닐까 추측만 해볼 뿐이다.

 

화요를 시킬까 1초간 고민을 하다, 병당 가격x먹어치울 병을 계산해보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화요가 맛은 있으나 내 지갑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할 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메뉴가 고민이다. 아는 메뉴도 많지만 낯선 메뉴들도 많아 더욱 증폭되는 호기심. 요리조리 돌려보고 있는데, 낫또 회무침? 오, 신박한데? 과감하게 처음 보는 메뉴로 주문을 해본다.

 

주문을 마침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차려진 기본 찬. 고소한 죽으로 속을 데워주고 미역무침에 단무지를 오독오독 씹고 있자니 왠지 이 집 대박일 듯한 기분.

 

 

 그리고 등장한 대망의 낫또 회무침. 일단 모양새만 봐서는 맛이 상상이 가지 않아 얼른 한입 먹어본다.

 

이게 정말 머선일이야. 원체 청국장, 낫또 같은 발효식품을 좋아하긴 하지만 회와 함께 먹을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엄청 잘 어울린다. 고추냉이 살짝 올려 숟가락으로 푹푹 떠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

 

 

 회에는 초장이 갑인줄 알았더니 낫또 녀석 의외인걸. 회 종류도 연어에서부터 소라, 전복 등등이 듬뿍 들어가고 무나 양파를 잘게 썰어 곁들여, 식감까지 끝내준다.

 

하지만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아이라, 이것만으론 판단을 못하겠다는 핑계를 대고 다른 메뉴도 주문을 해보기로 한다. 이번엔 다른 가게에서도 수도 없이 시켜봤던 도미머리 구이로 추가 주문 결정.

 

 

 곧이어 노릇노릇 구워진 도미머리도 등장하는 순간, 도미랑 눈이 마주친거 같은데..... 미안한 마음에 괜히 머리를 돌려놓고, 본격적인 해체를 시작해본다.

 

얼핏 봤을 땐 크게 살이 없어 보였는데, 파면 팔수록 꼬리도, 아가미 쪽에도 살이 실하게 붙어있다.

 

 

 바싹 구워져 껍질까지 먹어도 비린 맛 하나없이 고소, 쫄깃, 담백 그 자체라 술안주는 물론이요 공깃밥도 한 그릇 뚝딱하겠는걸.

 

머리 구이라고 해놓고 한두 토막 내주고 2,3만 원 받는 가게들도 허다한데, 거짓말 보태서 만원에 도미를 통째로 먹는 기분이랄까.

 

 

 안주가 다 신선하고 맛이 좋아, 술이 쭉쭉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술은 남았는데 안주는 모자라고 안주를 또 시키면 술이 모자라는 무한 굴레가 생성된다. 다시 심기일전하여 메뉴판을 훑어 내리는데, 자꾸 고로케에서 시선이 멈춘다.

 

다른 메뉴도 다 좋아보이지만, 왠지 직접 만든 고로케일 듯한 느낌적인 느낌. 망설임 없이 바로 주문을 외친다.

 

 

  잠깐의 기다림 후 만나게 된 고로케. 역시 수제는 풍미가 확연히 다르구나. 감자로 속을 채우고 깨끗한 기름으로 튀겨내어 겉은 바삭 속은 푹신하다. 회무침, 머리 구이에 이어 고로케한테 한방 더 얻어맞은 기분.

 

보기엔 동네 허름한 술집같았는데, 유수의 번화가 한복판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퀄리티의 가게. 이 곳의 모든 안주를 다 먹어보는 그날까지 열심히 벌어야겠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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