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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생선은 구워야 제 맛, 생선구이정식 우리들회식당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고기와 생선은 구워야 제 맛, 생선구이정식 우리들회식당

강마 2021. 7. 1. 11:35

 

 나 어렸을 적에는, 흔한 반찬이었던 생선구이. 엄마의 밥 먹으라는 한마디에 뛰쳐나왔을 때 밥상 위에, 나물과 생선만 놓여 있으면 어찌나 시무룩 해졌었는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고기보다, 생선구이가 집에서 먹기 더 어려워진 음식이 된 듯하다. 

 

 

 비싸진 몸값 탓도 있겠지만, 집에서 직접 구워먹으려면 냄새는 물론이요, 은근 손이 많이 가고 까다로운 음식 이어서일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튼 나에게는 먹기 어려운 음식이 돼버린 생선구이를 실로 오랜만에 거제도에서 먹게 됐다.

 

 

 사실 전날부터 해물탕이며, 회를 잔뜩 먹어놓은 상태라 딱히 생선구이가 먹고 싶어서라기보단, 늦은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지세포항 인근을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식당.

 

앞에서 동태를 살피니, 근처에 관공서가 많아서인지 가게 전체가 방으로 되어있는 구조라는 게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모르긴 몰라도, 관공서 근처의 이런 식당이라면 맛은 보장되어 있을 터. 주저 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생선구이를 필두로 생각보다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메뉴판에서 느껴지는 바닷가의 클라쓰.

 

성게비빔밥과 물회도 너무나 궁금했지만, 정식은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한 관계로 서둘러 주문을 마치고 나니 곧 상이 차려진다.

 

 

 아직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되기 전이라, 갓 지어진 밥과 뜨끈한 시락국을 필두로 젓갈, 두부부침, 언제나 최고의 반찬인 김, 싱싱한 쌈채소까지. 화려하진 않지만 풍성한 상차림에, 마음도 절로 여유로워지는 기분이다.

 

허겁지겁 반찬으로 입맛을 싹 돋우고, 곧 나온 생선구이와 마주할 차례.

 

 

 생선구이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어, 갈치는 기본, 가자미, 볼락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생선이 함께 나왔다.

 

1인당 가격이 굉장히 저렴할 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기본 구성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2인 이상 주문 가능한 메뉴가 많아, 여러 명이서 방문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모든 음식에 온기가 남아있을 때 빠르게 먹어주는 게, 이 다정한 밥상에 대한 예의일 터. 생선구이나 회를 먹을 때 맛이 강하지 않은 순으로 먹어야 한다던지 그런 이야기들이 있지만, 마음이 급한 나의 선택은 가장 가까운 거다.

 

어릴 적엔 가시 바르는 것조차 귀찮아 엄마가 얹어주는 것만 먹었는데, 이젠 어느덧 가시 바르기의 달인이 되어버린 나. 큼지막한 갈치 토막을 쌀밥과 함께 먹어본다.

 

 

 생선구이 전문점답게 굽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겉은 바삭해서 껍질 채 먹어도 비린맛이 없고 속살은 촉촉해, 입에서 녹아드는 맛이다. 가자미와 갈치는 부드럽고, 볼락은 쫀득한 식감이 좋고, 고등어는 아는 맛이기에 더욱 좋다.

 

상추쌈과 시락국과도 무척 어울려, 결국 생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반찬을 리필하게 만든 마성의 밥반찬.

 

 

 바닷가 쪽이라면 음식 간이 강할 것만 같은 편견이 있었는데, 오히려 담백하고 슴슴한 맛이라 부모님이나 아이 동반 가족에게 더 적합할 듯한 곳.

 

간만에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고 나니, 겨울에는 꼭 부모님과 함께 굴정식을 먹으러 다시 오리란 다짐을 하게 되는 날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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