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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여행에서 아직도 대게만 찾는 그대에게, 울진 한우농장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울진 여행에서 아직도 대게만 찾는 그대에게, 울진 한우농장

강마 2021. 11. 4. 09:02

 

 밤이면 차가운 공기에 몸이 움츠러드는 11월을 맞아 온천에 가기로 했다. 장소는 우리나라에 한 곳밖에 없는 자연용출온천인 덕구온천. 

 

경북 울진에 있는 덕구온천은, 주변에 장을 보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점심도 먹고 시내 구경도 할 겸, 울진읍에 위치한 바지게 시장을 먼저 들리기로 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일과 7일에 열리는 울진 5일장날과 겹쳐 도로가 무지 복잡스럽다. 시장 건너편 공터에 있는 무료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선 시장 안.

 

울진 시민은 다 모였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거기다 바로 튀겨주는 핫바와 튀김, 호떡, 새빨간 떡볶이며 꽈배기, 옛날 과자도 있고 저렴하고 질 좋은 건어물까지. 끊임없는 먹거리의 유혹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바지게 시장은 처음인지라 몇 바퀴 돌아보고 식당을 결정하기로 했는데, 도로 한가운데 한우 곰탕 6천 원, 육회비빔밥 9천 원이라 적힌 작은 간판 옆으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간다.

 

엄청 싼데? 그렇지만 울진까지 왔는데 곰탕을 먹는게 과연 옳은 선택인 것일까. 겉에서 봤을 땐 작은 정육점인데 말이지.

 

 

 망설이다 시장 구경을 하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다. 어김없이 줄을 지어 들어가는 사람들.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식당으로 향하는 행렬에 합류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작은 정육점 뒤로 식당이 마련되어 있는 구조다. 줄을 설 정도는 아니지만, 빈자리도 없는 상황. 이왕 이렇게 된 거 기다려서라도 먹어주겠다 다짐을 하고 있을 즈음, 운 좋게도 바로 자리가 났다.

 

 

 

 다른 테이블은 무얼 먹나 상을 치워주시는 동안 구경을 하는데, 점심임에도 고기를 구워 먹는 분도 많고 식사만 하는 테이블도 있는데 육회 비빔밥과 곰탕은 자리마다 놓여 있는 듯하다.

 

소고기 때깔도 좋아보이고 가격도 저렴해 궁금하지만, 처음 온 집에서는 시그니쳐 메뉴를 먹어야 하는 법. 우리도 육회비빔밥과 곰탕을 주문했다.

 

 

 손님이 원체 많은 탓에 조금 기다리긴 했지만, 그 많던 주문의 끝이 드디어 보이는지 우리 테이블에도 밑반찬이 깔리기 시작한다.

 

잘 익은 김치와 깍두기, 부추무침은 곰탕과 잘 어울리는 반찬들이고 매콤한 고추와 마늘, 장아찌는 육회비빔밥의 훌륭한 조력자가 되어 줄 터다. 

 

 

 시원한 깍두기가 식도를 타고 넘어가니, 시장에서 군것질을 참느라 바싹 달아 오른 위장이 더욱 요동을 친다. 마침맞게 나온 음식들. 

 

특이하게도 밥은 따로 나오고, 육회는 그 자리에서 그릇 위로 담뿍 올려 주신다. 채소와 나물은 촉촉하고, 밥은 고슬고슬한 데다 쫄깃한 육회와 노른자 툭 터트려 비비니, 육회비빔밥의 정석과도 같은 맛이랄까.

 

 

 무엇보다 고추장이 달큰하면서도 짜지 않아 맛이 좋고, 육회 자체가 겉은 쫄깃하지만 몇 번 씹을 필요도 없이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고기 양도 많아 어느 쪽으로 밥을 퍼도 고구마 줄기처럼, 주루룩 육회가 딸려 온다.

 

나물과 밥과 육회와 고추장, 그리고 계란 후라이의 익힘 정도까지. 엄청 맛있다. 진짜 매일 이것만 먹으라고 해도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 듯.

 

 

 뚝배기에 한소큼 끓여 나와 뜨끈한 곰탕도, 국물이 찐득~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진하다. 육회와 마찬가지로 고기가 듬뿍 들어 국물만 먹어도 배가 든든해지는 느낌.

 

덕분에 비빔밥에 함께 나온 국물은 찬밥 신세가 되었지만 말이다.

 

 

 울진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만 오천 원짜리 황제 밥상을 맛 본 날.

 

울진대게도 유명하고 맛있지만, 누구와 함께 가도 환영받을 수 있는 전통 식육식당도 한번 도전해 보시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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