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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현지느낌이 물씬 ,베트남쌀국수 GOC KHUAT 본문
전날 저녁, 칠곡에서 좋은 식당을 만나 신나게 달려 버렸다. 덕분에 그다음 날 찾아온 어머어마한 숙취는 덤.
바로 운전하긴 어렵겠다 싶어, 왜관역 근처에서 아침을 가장한 해장음식을 먹고 가기로 결정했다.
왜관역은, 같은 경부선인 대구나 부산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바로 앞에 전통 시장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욱 재밌는 점은 인근에 미군부대나 왜관수도원이 있어서일까. 백반집같은 한식 위주의 식당보다는 베트남 음식점, 타이 레스토랑이나 외국 식자재를 전문으로 파는 식품점이 많다.
내가 발길을 향한 곳도, 왜관시장 내에 위치한 베트남 현지분이 운영한다는 쌀국수집. 전날 식사를 한 한국명가 사장님의 강력추천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베트남어를 모르는 나로서는, 가게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긴 어렵지만 검색을 해보니 대강 모퉁이, 구석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 듯. 실제로 시장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빨리 해장을 하고 싶어, 자리를 잡자마자 다급히 펼쳐 본 메뉴판. 음.......분명 사진도 있고, 번역도 되어 있는데 몇몇 음식은 뭔지 감조차 오질 않는다.
나름 베트남 음식을 좋아한다고 자부했던 터라, 익숙치 않은 음식을 먹어보고 싶긴 한데 이를 어쩐다.
다른 손님들이라도 있으면, 주로 뭘 시키는지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 있을 텐데 이른 시간에 온 터라 정보가 전혀 없어 난감하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해장이었기에, 호기심을 버리기로 했다. 결국 본능에 충실해 고른 메뉴는 소고기 쌀국수와 분넴.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베트남 여행 때 느꼈던 익숙하면서도 낯선 향신료 냄새들이 가게를 채운다. 괜스레 아련해져 베트남 항공권 가격을 검색해 보고 있을 때쯤 주문한 메뉴가 나온다.
뜨끈뜨끈한 국물에, 내가 좋아하는 향채들이 듬뿍 나온 쌀국수는, 말해 뭐하나. 국물부터 사발채 드링킹 하고 나니, 크아아앜 아저씨 소리가 절로 나온다.
왜인지 모르게, 밑반찬으로 나온 단무지와 김치는 좀 어색하지만, 음식 자체에 야채도 많고 맛 자체가 풍부해 반찬이 필요 없어 크게 중요 친 않다.
진하게 우려낸 고기 국물과 야들야들한 쌀국수의 맛은, 세련되었다기보단 투박하고 정겨운 베트남 가정식의 맛이 물씬 느껴져 오히려 더욱 마음에 든다.
그리고 진짜 맛있었던 분넴. 평소에도 분짜보다는 분넴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파는 곳이 잘 없어 분짜와 넴을 따로 시켜 먹곤 했었는데 여기서 만날 줄이야.
한입 크게 베어 물면 와작와작 씹히는 식감도 좋지만, 풍부한 육즙을 머금은 소가 입안으로 흘러 들어올 때면 그냥 막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한식으로 친다면, 분짜는 돼지갈비와 냉면의 조합이고 분넴은 쫄면과 군만두의 조합 정도에 비견할 수 있지 않을까.
꼭 한 번은 다시 방문해, 다른 메뉴를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만들어준 곳. 인근을 가게 된다면 꼭 한번 드셔 보시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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