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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홀딱 반한 백순대볶음, 신림동 순대타운 전주익산집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외국인들도 홀딱 반한 백순대볶음, 신림동 순대타운 전주익산집

강마 2021. 11. 1. 08:58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듯 한국 문화가 퍼지고 있다. 물론 특정 인물, 콘텐츠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금세 사그라들 수도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영화, 음악, 드라마로 시작 된 유행이 식문화로 넘어왔다는 점이 아닐까.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고 나면 그 기억은 평생 갈 만큼의 위력을 지니니 말이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만나면 밥 먹었냐고 물어보고,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말로 다음 만날 날을 기약하는 밥의 민족 아닌가. 무엇보다 먹을 것에 진심인 나라.

 

흔한 재료도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까 고민을 하니, 어려서부터 먹어 온 우리에겐 익숙해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깜짝 놀라는 게 당연할 터다.

 

 

 나는 그래서인지,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절로 흐뭇해진다.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고 말이다.

 

결론은, 해당 프로그램을 보다 백순대를 먹는 회차를 보고 신림동에 왔다는 길고 긴 변명이다.

 

 

 왜 신림동에서 백순대가 유명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순대타운에서 이 음식을 먹어보고 충격에 빠졌더랬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순대볶음이 하얗다니! 이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많지 않은지 그 역시도 의문이고 말이다.

 

 

 그래서 백순대가 생각날 때면 종종 이곳에서 택배로 주문해 먹지만 오늘은 현란한 손놀림으로 볶아주는 사장님의 손길을 느끼고 싶어서 직접 방문했다.

 

이 건물은 3층으로 이뤄져있는데, 1층은 한 가게가 독식을 하고 있고 2,3층은 여러 개의 가게가 모여 있다. 큰 맛의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많은 가게를 제치고 계단을 오르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 올라온 3층. 

 

 

 

 그 중에서도 여러 방송에 소개된 전주익산집으로 방문을 했다. 3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셨다는 내공으로, 인원수와 메뉴를 파악하고 재빠르게 응대를 해주신다.

 

내가 애정하는 간과 살얼음이 동동 뜬 사이다, 복분자 원액이 서비스로 나오고 백순대 볶음의 히든카드인 막장, 깻잎이 차례로 차려진다.

 

 

 그리고, 넓은 공간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재료들이 철판 위로 우수수 쏟아진다. 양이 어마어마하지만, 택배로 시키면 2인분만 주문해도 3~4인분 정도의 양이 온다는 사실.

 

와서 먹는 맛이 또 다르니 별개의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른 일을 하시다가도 때가 되면 어디선가 나타나 쟁반으로 휙휙 섞어주시는 모습이 하나의 즐거움이 되기 때문이다.

 

 

 불판은 사장님께 맡기고, 난 그저 익을 때까지 서비스로 주신 간부터 즐기면 된다. 분식집 순대 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게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의 간이다.

 

순대도 맛있지만, 조금씩 주는 부속물들이 아쉬울 때가 많은데 넉넉히 따로 내주시니 나에게는 최고의 애피타이저인 셈.

 

 

 종이컵에 무심히 따라 준 복분자 원액도 직접 만드신 건지, 달지 않고 맛이 좋다. 소주에 타 먹어도 좋고, 사이다나 물에 타면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도 별미가 될 듯하다.

 

그리고 '뒤집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때면 어김없이 어디선가 나타나는 사장님. 안 보이는데 어떻게 알고 오시냐고 여쭤보니 소리가 다르단다.

 

 

 쫄면이나 순대가 익어 탁탁 튀는 소리가 나면 와서 섞어준다는 말인데, 테이블이 수십 개는 있는 이 시끄러운 공간에서 그걸 들으시다니 멋져 부러.

 

그렇게 몇 번 우리 쪽을 왔다 갔다 하시고, 예쁘게 모양을 잡은 후 부추 한 움큼을 후두둑, 가운데에는 막장을 올려놓고 나서야 먹어도 좋다는 사인이 떨어진다.

 

 

 그 뒤로는 뭐, 줄창 먹고 마시고 쉴 틈이 없다. 딱 알맞게 익은 쫄면과 양배추를 먹다, 곱창과 순대를 곁들이기도 하고 막장에 푹 담가 깻잎에 싸 먹기도 하면서 말이다.

 

맵지 않고 고소하면서도, 막장 덕분에 물리지 않고 끝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 더군다나 야채도 푸짐하게 들어가 배가 불러도 속은 불편하지 않으니 해외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한국 음식 중 하나 아닌가

 

 

 오랜만에 방문한 순대타운은, 여전히 복작하고 친근한 분위기라 좋았고 처음 먹었던 감동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백순대의 맛은, 외국에서 순대볶음 장사를 해볼까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만든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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