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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수라상에도 오르던 어수리나물밥, 영월 솔잎가든 본문
한반도 지형과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 천연기념물인 고씨굴 등 여러 관광명소가 있는 도시 영월을 갔다.
다른 지역에 비해 관광지도 비교적 한산하고 서울에서 거리가 멀지 않아 당일 여행도 충분히 가능해, 주말에 바람 쐴 겸 다녀오기 좋은 곳.
그런데, 도로에서 시간을 버리기 싫어 이른 아침부터 달려 왔더니 배가 엄청 고프다. 좋은 풍경도 배가 든든해야 보이는 법 아닌가.
더군다나 부모님을 모시고 온 터라, 뭔가 건강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든다.
영월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은 곤드레 밥과 다슬기 해장국인데, 두 음식 모두 임팩트가 좀 약한 느낌이랄까.
서부시장에서부터 메뉴를 정하지 못한 채, 방황을 하는데 청령포 근처에서 '솔잎 가든'이란 상호명을 가진 식당을 발견했다. 가든이란 이름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외관, 규모,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든다.
그리고 이러한 식당들이 의레 그러하듯, 열었는지 닫았는지 알 수 없는 느낌. 분위기를 살펴보는데, 한쪽 구석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조심스레 문을 열어보니, 넓은 내부와 주방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어 사장님이 나타나 반갑게 맞아 주신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살펴보니, 곤드레, 다슬기, 돌솥비빔밥을 비롯해 메뉴 목록이 다양해 좋다. 사람이 여럿 일 때는 각자 취향에 맞춰 시켜 먹을 수 있는 것도 중요한 법이지 않은가.
그런데 어수리가 뭐지? 곤드레는 들어봤어도 어수리는 처음이라 여쭤 보니, 미나리과의 식물인데 맛과 향이 일품이라 임금님께도 진상되던 나물이란다.
나물들과는 크게 친하지 않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려는데 부모님은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결국 어수리정식과 곤드레 정식, 한우불고기 백반을 주문하기로 했다.
돌솥밥이라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말과 함께, 난로 위 주전자에 헛개차가 들어 있으니 마시고 필요하면 텀블러에 담아가도 좋다는 꿀팁을 투척하고 주방으로 바삐 사라지신다.
안그래도 속이 허했던 탓에 따뜻한 헛개차를 마시는데, 직접 재배한 나무와 열매로 끓였다는 사장님의 자부심이 바로 납득된다.
진하고 향이 깊어, 끓였다는 말보다는 달였다는 표현이 옳을 듯. 그리고 곧 상다리가 부러지게 밑반찬이 깔리기 시작한다
반찬으로 나오는 장아찌 종류도 범상치 않아 보이고, 봐도 모르겠는 재료들 투성이라 다시 한번 사장님을 붙잡았다.
귀찮은 기색없이 친절하게 하나씩 알려주시는데, 누에처럼 생긴 아이는 초석잠이라는 뿌리 열매로 뇌기능 활동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들어있어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이라고.
그 밖에도 어떤 게 어수리인지, 어떤 방식으로 재배를 하는지,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근처에 경관은 어디가 제일 좋은지까지. 영월군 홍보대사를 하셔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덕분에 재료들의 본연의 맛과 향을 느끼며, 절로 먹는데 집중을 하게 된다. 솥밥에 올려진 나물부터 아무런 양념 없이 먹어 보니, 진짜 향이 좋다. 식감도 부드러워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꼬숩기까지 한 맛.
기본 나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정식과 함께 나온 청국장찌개도 간은 세지 않으나 맛이 진해 좋다. 음식들 간도 어쩜 그렇게 딱딱 맞는지. 누가 강원도에서 감자와 옥수수만 먹는다 했는가.
서울의 어지간한 한정식집보다 훨씬 뛰어나고 정갈한 느낌이라 뿌듯하다. 다만 한우 불고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평범한 맛이라, 좀 아쉬웠지만 말이다.
돌솥밥의 꽃인 숭늉까지 싹싹 긁어 먹고 나니, 손가락 끝까지 강원도의 청정함이 배어 든 느낌이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너무 만족해 하셨고 사장님의 친절함이 더욱 좋았던 곳. 영월에 가신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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