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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닭갈비다, 춘천 원조숯불닭불고기집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이것이 진짜 닭갈비다, 춘천 원조숯불닭불고기집

강마 2022. 3. 7. 14:16

 

 원주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날.

 

며칠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날씨가 너무 좋다. 겨울과 봄이 선수 교체를 한 듯, 확연히 달라진 바람에 마음도 일렁일렁. 한 마디로 집에 고이 들어가기 싫어졌다.

 

 

 그러다 문득, 춘천가서 닭갈비나 먹고 올까 싶은 기특한 생각이 머리에 떠 오른다. 

 

어디서든 팔고 있는 음식이지만, 춘천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닭갈비 아니 닭불고기 집이 있으니 영 돼 먹지 못한 핑계는 아닌 셈.

 

 

 춘천 중앙시장 근처에 있는 이 가게의 이름은 원조 숯불 닭불고기. 

 

먹방 프로그램에는 빠지지 않고 소개 된, 내가 알기로는 춘천에서 제일 유명한 닭갈비집일 듯하다. 철판이 아닌 숯불로 굽는 오리지널 닭갈비집인데, 닭 내장구이로도 유명한 곳.

 

 

 가 본 사람들마다 칭찬이 자자해, 나도 춘천을 올 때마다 시도를 했지만 어마어마한 대기에 단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어찌 보면, 내게는 애증과 비운의 가게인 곳.

 

그래서 이번만은 꼭 성공하고자 과감히 점심을 굶고, 대기가 가장 없을 만한 시간에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3시와 4시 사이. 아무리 주말이라지만 이 시간까지 설마.

 

하지만 항상 예상은 빗나가는 법. 가게 앞에 도착했더니 줄 서 있는 사람들이 이미 많다. 개인적으로 1~20분 정도는 괜찮지만 1시간 이상까지 기다려가며 먹는 스타일은 아닌지라.

 

 

 이번에도 포기를 해야 하나. 얼마나 기다리는지 일단 줄이라도 서 보자는 생각에 줄 끝으로 다가서는데, 응? 맨 뒤에 있는 분들은 줄을 선 게 아니라 흡연을 하고 계셨던 모양.

 

더군다나 내 앞에 5명이 서 있었는데, 모두 일행이시란다. 브라보! 드디어 나도 먹어 보는구나!!

 

 

 갑자기 훅 줄어든 대기 시간덕분인지, 사방에서 피워대는 매캐한 숯불 연기마저 향긋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10여 분을 기다렸을까, 드디어 돌아온 내 차례. 나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상차림이 완료되어있는 상태라 메뉴만 결정하면 되는데, 이를 어쩌나. 다 먹어 보고 싶다.

 

 

 혹시 1인분씩도 주문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흔쾌히 가능하다 답해주신다. 그렇게 내가 주문한 메뉴는, 뼈 없는 닭갈비, 간장 닭갈비, 내장과 똥집. 

 

본래 뼈있는 닭갈비를 도전해보고 싶었으나, 사장님께서 처음 시도하는 사람은 먹기 번거로울 수 있다고 뼈 없는 걸 추천해 주셨다.

 

 

 주문을 마치고 곧 후끈한 숯불이 자리에 들어오고 간장 닭갈비부터 불판에 올려 주시며 당부하는 말. 양념이라 잘 타기 때문에 10초에 한 번씩 뒤집어야 한단다.

 

암요, 저 그런거 잘해요. 돌잡이 때도 불판 집게 잡았을 걸요.

 

 

 그렇게 사진이고 나발이고 소중한 닭갈비를 돌보느라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가고, 뽀얀 속살을 드러낸 고기 앞에서 가슴이 웅장해진다.

 

굽느라 수고한 나를 위해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고 고기를 먹어보는데, 진짜 최고다. 어쩜 닭고기가 이렇게 부드럽지?

 

 

 양념이 과하지 않아서 부추무침과 함께 먹어도 맛있지만 다른 걸 떠나서 고기 자체가 너무 맛있다. 이제까지 닭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치킨인 줄 알았는데, 허허.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이 사르륵 흐르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이중적인 면모까지. 심지어 뼈에 붙은 고기마저도 부드럽고 잡내 하나 없이 꼬숩다.

 

 

순식간에 닭갈비 2인분을 해치우고, 이제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내장구이를 맛 볼 차례. 똥집이야 많이 먹어본 맛이지만 곱창과 닭알은 처음 먹어보는 거라 설레기까지 한다.

 

이 역시 숯불에 후다닥 구워 먹어보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마치 반숙으로 익힌 노른자를 먹는 것처럼 응축된 눅진한 맛과 포슬포슬한 흰자의 식감을 다 갖추고 있는 닭알. 겉은 쫄깃하고 속은 담백한 곱창. 

 

어느 고기든지 내장은 자칫 냄새가 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쉬이 질리는 맛인데 둘 다 너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라 좋다. 숯불에 구워 쫄깃을 넘어 쫠깃하기까지 한 똥집까지.

 

 

둘이서 3인분을 남김없이 해치워 배는 부르지만, 가게 떠나기가 아쉬울 정도로 맛이 좋았던 곳.

 

간만에 레전드 가게를 만나 뿌듯한 날이었다. 내가 나올 때쯤 기다리는 줄이 어마어마해졌다는 건 안 비밀.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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