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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막걸리골목 분위기를 서울에서, 봉천동 장군집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전주 막걸리골목 분위기를 서울에서, 봉천동 장군집

강마 2022. 12. 12. 09:44

 

 해외여행에서 호텔 조식을 먹으러 가면 한국 사람들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생김새나 옷차림때문이 아니라, 테이블에 종류별로 음식을 한가득 차려놓은 곳이 있다면 한국인일 확률이 99프로이기 때문이다.

 

 

 라면을 먹더라도 기본반찬 3~4개 이상은 깔아놓아야만 마음이 든든해지는 게 우리의 밥상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전주에서 시작된 막걸리 한상은,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라는 느낌이라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라면 좋아할 법하다.

 

 

 전주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한 번쯤은 가 봤음직한 막걸리 골목. 그곳에 가면 메뉴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제철을 맞은 싱싱한 식재료에 한식의 최고봉이라는 전라도식 손맛이 더해져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한상차림이 시그니쳐 메뉴이니 말이다.

 

 

 진주의 실비집, 마산의 통술집, 통영의 다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전주식 막걸리 한상은, 나 역시 좋아하는 상차림이다.

 

특정 지역의 맛이 더 뛰어나서 라기보다는 가성비가 제일 우수하달까.

 

 

 해산물이 주가 되는 경남 지역의 상차림은 맛은 있으나, 내가 뽑기를 잘못해서 그런가.

 

계절과 가게에 따라 편차가 좀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전주에서는 대부분 평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그런 식당이 없는지 찾아 헤매다, 드디어 찾았다.

 

친구에게 귀한 정보를 얻고 찾아간 곳은 봉천동에 있는 장군집. 봉천역 1번 출구에서 시장 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보이는데, 단골들만 갈 법한 아담하고 오래된 곳이다.

 

 

 예전에는 한상차림에 술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술은 제외인 상태. 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주말에는 대기도 있다는데 평일이라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묻고 따질 것도 없이 한상차림으로 주문을 하고 나면 줄줄이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황태해장국, 계란찜, 찜닭이 담긴 뚝배기 3종과, 머릿고기와 두부김치, 홍어, 각종 양념장들이 1차 주인공들.

 

국과 찜닭은 대량으로 끓여놓고 그때마다 뚝배기에 데워 나오는지 닭고기 속까지 간이 쫙 배어있고 육질이 부드럽고,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황태국은 맛도 좋지만 양도 많아 좋다.

 

 

 신이 나서 음식을 먹기 시작하려는 찰나, 또 한번 음식 폭풍이 몰아닥친다. 여기서부터는 상을 놓는 게 아니라 테트리스의 영역이다.

 

요기조기 잘 끼워 맞추고 포개고 합칠 수 있는 음식들은 합치고 앞접시에 덜어놓고 해야 겨우 놓을 수 있을 정도.

 

 

 더 감동스러운 건, 꼬막이나 오징어숙회, 생선구이, 두부김치 같은 음식들이 모두 따뜻하게 나온다는 점이다. 가짓수를 채우기 위해 끼워 넣는 게 아니라 음식 하나하나에 품이 들었다고 할까.

 

바삭한 김치전은 물론이고, 새빨간 떡볶이는 여느 분식집보다 맛이 훨씬 좋다. 쫀득한 밀떡에 간이 쏙 배어 학교 앞에서 먹던 옛날 떡볶이의 맛.

 

 

 반찬에 불과할 뿐인 메추리알조림과 땅콩조림도 맛있고, 하다못해 방울토마토와 생고구마까지 맛이 좋아 어디로 손을 뻗어도 행복할 따름이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3명이 가도 부족함이 없을, 가격, 양, 맛, 정성 모두 다 갖춘 곳. 인근에 장군집이란 상호의 식당들이 꽤 있으니 들어갈 때 간판을 꼭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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