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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가격도 착한, 고베 철판요리 전문 테코이치(Tekoichi) 본문

도시여행가이드/일본

맛도 가격도 착한, 고베 철판요리 전문 테코이치(Tekoichi)

강마 2022. 12. 20. 15:05

 

 고베에서의 하루를 보내고, 다음 도시로 떠나기 전날 밤. 아쉬운 마음에 길거리로 나서본다.

 

우리나라와 달리 저녁 9시면 끝나는 식당이 대부분이라 문을 닫은 곳이 많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술 한잔 원하는 술꾼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문 열려있는 가게들은 기어코 하나씩 기웃거려 본다. 가게 이름이 '심야식당'이길래 호기심에 들어갔다 자리가 없어서 나오기도 하고, 어디는 재료가 다 떨어졌단다.

 

 

 그렇게 연신 바람을 맞으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른 골목으로 접어드는 순간. 일본 드라마에서 튀어나온 듯한 외관의 가게가 나타났다. (여기가 일본이긴 하지만)

 

앞에 적혀있는 메뉴로 추측컨대, 오꼬노미야끼나 야끼소바를 파는 철판구이 전문점인가 보다. 

 

 

 메뉴도 분위기도 가격도 모두 마음에 들긴 하지만, 또 까일까봐 앞에서 망설이고만 있는데 마침맞게 문이 열리고 쓰레기봉투를 든 직원이 나온다.

 

아, 영업이 끝났나? 혹시나 싶어 두명 자리 있냐고 물어보니 환히 웃으며 들어오란다.

 

 

 거절을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신이 나는데, 가게 안은 더욱더 취향 저격이다. 

 

크고 번쩍번쩍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레 세월이 녹아들어 적당히 허름하면서도 깔끔한 아기자기한 그런 분위기. 우리나라의 투다리스럽다고나 할까.

 

 

 자리에 앉아 메뉴를 찬찬히 살펴보고 주문한 건 소주와 야끼소바, 아카시야끼풍 계란말이.

 

보통 일본에서 소주는 오유와리, 미즈와리, 아쯔칸 등 희석해서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난 원액(?) 맛을 느껴보고 싶어 온더락을 뜻하는 록꾸로 부탁했다.

 

 

 술을 주문하니 일본 이자캬야의 상징인 오토시가 나오는데, 여긴 3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어 좋다. 이왕 내야 하는 돈이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택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오토시로 받아든 감자 샐러드는, 우리나라 스타일보단 조금 묽고 짭조름해 술안주로 그만이다. 토핑으로 올려진 날치알의 톡톡 터지는 식감도 재밌다.

 

 

 그리고 곧 나온 메인 안주인 계란말이와 야끼소바.

 

아카시야끼는 타코야끼를 반죽 대신 계란으로 빚은 아카시현의 명물인데 이를 계란말이로 구워 내, 아카시 야끼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감칠맛 나는 다시국물에 보들보들한 계란, 듬뿍 들어있는 문어까지. 엄청 뜨거워 입천장이 홀라당 까질 예감이 들지만 멈출 수가 없는 맛이다.

 

 

 주방에서 볶아져 나오지만 그릇 대신, 테이블마다 놓인 철판에 올려주는 것 또한 식지 않아 좋고, 현지스러운 맛이 있어 마음에 든다.

 

소스통에 가쓰오부시와 각종 소스가 들어있어 이 또한 취향에 맞춰 더하면 된다. 아삭아삭한 야채와, 부드러운 면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소스 맛이 어우러져 익숙하지만 맛있는 그런 맛.

 

 

 젖먹이 수준의 어휘력이지만, 번역기까지 동원해가며 친절히 알려준 직원이 있어 좋았고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안주가 있어 더욱 좋았던 곳.

 

일본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이런 분위기의 술집도 한번 찾아가 보시길 추천드린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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