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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10미에 왜 선어회는 없는가, 돌산 어풍선어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여수10미에 왜 선어회는 없는가, 돌산 어풍선어

강마 2023. 1. 11. 10:50

 

 전라도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푸짐한 상차림과 맛깔난 김치, 다양한 조리법이 합쳐진 한식계의 끝판왕이랄까. 

 

 

 그런데 나는 전라도 지역, 그중에서도 전라남도를 여행할 때마다 음식에 성공을 한 적이 거의 없다.

 

대충 오래되어 보이는 분식집만 가도 맛집일 확률이 높다는데, 뽑기 운이 지지리도 없었던 걸까. 내가 맛의 기준이 높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여수 여행을 계획할 때,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바가지만 옴팡지게 쓴 횟집, 가시가 너무 많아 절반 이상은 남긴 하모, 잔반을 재사용했던 백반집까지. 4년 전 갔던 여수는 처참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여수 설욕전을 성공하게 해 준 식당을 만났다. 돌산 초입에 위치한 횟집인 어풍선어.

 

누구에게 소개를 받고 간 것은 아니고, 호텔이 돌산이었던 터라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선택권이 지극히 적었다.

 

 

 개중에 평도 좋고 상차림도 잘 나오고 가격도 합리적인 듯해 선택한 곳.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니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미친 듯이 울리는 배달앱 소리를 들으니 배달을 더 많이 하는 곳인가 보다.

 

 

 활어회는 서울에서도 많이 먹을 수 있으니, 주문한 메뉴는 선어회 소. 그런데 소는 나오는 회 종류가 적으니 중으로 먹으라고 권하신다.

 

만원밖에 차이가 안 나긴 하지만, 남길 게 뻔해 첫 주문을 고집하기로 했다.

 

 

 훅 들어온 영업에 살짝 당황하고 있는데, 곧 내어 준 상차림이 내 마음을 풀어준다.

 

삼치를 넣고 끓인 미역국을 시작으로, 바로 만들어져 따끈한 전과 콘치즈, 선어회 전용 장과 김, 김치 2종, 회무침과 샐러드, 해산물 모둠이 모두 기본으로 나온다.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회무침은 간이 딱 맞아 좋다. 해산물 모둠에 나온 뿔소라와 문어를 회무침에 올려 먹으니 파는 메뉴로도 손색이 없는 맛이다.

 

별 거 들지도 않은데 항상 맛있는 전과 콘치즈는 식도에 기름칠을 담당해 줘 더욱 좋다.

 

 

 돌산은 갓이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갓김치는, 일반 갓에 비해 크기도 하지만 알싸한 맛이 두 배다.

 

양념도 무척 진해, 맨 밥보다는 기름진 삼겹살이나 소고기에 같이 먹으면 더 맛있을 듯.

 

 

 하나하나 음미하며 맛을 보고 있을 때, 드디어 존재를 드러낸 선어회와 알밥. 먹는 방법과 선어회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신다.

 

잡으면 바로 죽는 생선들을 저온 숙성시킨 것을 선어회라고 한다는데, 오래 숙성시켜 짜지 않은 전용 간장에 푹 담가 돌김, 갓김치, 배추김치, 알밥을 함께 넣어 먹으면 제일 맛있단다.

 

 

 그래서 간장만 먼저 찍어 먹었더니 신기하게도 짜지 않고 감칠맛이 좋다. 어떤 음식이든 전문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제일 맛있는 법 아닌가.

 

최선을 다해 쌈을 싼 뒤 한입 먹어 본다. 사실 회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너무 크고 두꺼운 회가 걱정 됐는데 회가 씹힐 틈도 없이 녹아내린다.

 

 

 소에는 삼치 2종류, 병어 2종류가 나오는데 부위별, 조리법에 따라 맛이 달라 신기하지까지 하다.

 

껍질을 구운 부분은 불맛이 나고, 껍질을 벗긴 삼치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식감, 병어는 오독오독 씹는 맛이 좋고 뱃살은 광어 지느러미처럼 풍부한 지방 맛과 쫀득쫀득함이 일품이다.

 

 

 첫 입 먹고 눈이 동그랗게 떠지면서, 육성으로 '오 맛있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회를 중반쯤 먹었을 때 나온 삼치 몸통 구이도 정말 맛이 좋다. 뼈에 붙은 고기가 제일 맛있다는 말을 증명해 주는 듯한 맛. 후식처럼 나온 고구마튀김은 말해 뭐 하나.

 

 

 돌산 갓, 게장 백반, 하모, 전어회, 서대회, 굴구이, 장어, 새조개 샤브, 한정식, 갈치조림을 여수 10 미로 한다 던데, 선어회를 못 먹어 본 사람이 정했다고 믿을 정도로 별미였던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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