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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보다 저렴한 극가성비 돈가스, 필가 칼국수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김밥천국보다 저렴한 극가성비 돈가스, 필가 칼국수

강마 2023. 2. 16. 10:44

 

 공기의 흐름 속에서, 봄이 느껴진다. 주말에 남한산성이나 가볼까 싶어 나선 길.

 

지하철 역에 내려 공원 입구로 걸어가는데, 2층에 한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필가 칼국수, 돈가스, 제육. 긴 이름도 이름이지만, 건물 앞에 부착해 놓은 메뉴가 일품이다.

 

라면부터 돈가스, 짜글이, 제육, 떡볶이, 냉면, 쫄면, 찌개부터 각종 볶음류까지 없는 메뉴가 없다. 안주일절이란 이 가게를 위해 존재하는 단어인가.

 

 

 안주 종류에 정신이 팔려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자니 옆에 적혀 있는 가격표가 이상하다.

 

돈가스 5,500원, 오뎅탕 3,000원, 라면이 3,000원. 다른 가게의 절반 가격, 심지어 가성비 분식의 상징이던 김밥 천국보다 더 저렴하다.

 

 

 더욱 마음에 드는 건, 미끼 상품 몇 가지만 저렴하게 파는 상술이 아니라는 점. 제일 비싼 메뉴가 15,000원이고 술 또한 다른 가게보다 월등히 저렴하다.

 

가게가 2층에 있어, 밖에서는 상황을 살피기 어려워 계단을 올라가 보니 다행히도 2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적혀 있다.

 

 

 앞에 대학교가 있고 등산객이 많은 지역이어서 다른 곳보다 문 여는 시간이 이른가 보다.

 

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왔지만, 왜인지 배가 고픈 느낌이라 등산따위 버리고 들어선 가게 안.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이 2팀이나 있다.

 

 

 옛날 카페였던 듯한 내부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알록달록한 쇼파는 푹신해 좋고, 밥을 먹고 나면 후식이 나올 듯한 분위기.

 

메뉴가 너무 많아 선정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이상형 게임을 통해 올라온 최종 음식은 원조 돈가스와 뚝배기치즈라볶이가 됐다.

 

 

 메뉴 2개가 만원이라니, 소주가 3,500원 이라니. 감격이 가시기도 전에 기본 안주가 나오는데, 이 또한 범상치 않다. 볶은 멸치와 땅콩을 수북이 담아 내주는데, 튀긴 듯 바삭한 멸치와 고소한 땅콩이 이것만으로도 소주 1병 각이다.

 

그리고 돈가스와 세트인 스프, 김치, 단무지 역시 화끈하게 담아 나온다. 밥집이 아니기에 수프는 기대도 안 했는데, 사장님 자꾸 이러시면 저 매일 옵니다.

 

 

 곧 나온 돈가스와 라볶이는 제대로 취향 저격이다. 뚝배기의 열기에 면부터 떡 속까지 국물이 쏘옥 배어 맛이 없을 수 없는 그런 맛. 수제 양념은 아니고 라면 수프를 적절히 배합해 만든 듯한데 노란 치즈가 섞여 까르보불닭면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돈가스는 튀김만 냉동이다 뿐이지, 소스는 어느 경양식집 못지 않게 맛이 좋다.  5천 원 돈가스에 큰 기대가 없었어서 그런가 그 이상을 만족시켜 준다.

 

 

 이 가격에 계란 프라이와 밥까지 한 공기를 내어 주시고 수프에 김치까지 나온다는 건 손님들에게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더욱 감동스러웠던 곳.

 

당분간 이보다 가성비와 맛이 좋은 집은 찾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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