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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시먼딩 조식 맛집 1탄, Qiaowei instant breakfast 본문
우육면을 먹고 호텔로 가는 길,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시장 하나가 눈에 띈다.
큼지막하게 xining market이라고 적혀 있긴 한데, 겉에서 봤을 땐 당최 장사를 하는 곳인지 망한 곳인지 감이 오질 않는다.
체크인 시간까지 여유도 있고, 시장 구경을 제일로 좋아하기에 잠깐 둘러보기로 하고 들어선 시장 안.
그런데 들어와서도 애매하다. 타이베이에서, 우리나라 상가처럼 건물 안에 시장이 있는 경우를 많이 보긴 했지만 아, 여긴 진짜 어렵다.
장사를 하는 곳도, 가게를 천으로 덮어 놓은 곳도 있어 한 바퀴만 둘러보고 나가려던 찰나, 식당 하나를 발견했다.
지하상가에서 많이 보일 법한 분식집 비주얼의 식당이랄까. 부부로 추정되는 중년의 두 분이 가게를 정리하고 있는데, 문을 닫는 건지 여는 건지 이 또한 알 수 없다.
가게 앞에 잔뜩 붙여 놓은 사진들은, 하나같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인데다 가격 또한 깜짝 놀랄 정도로 저렴하다.
여긴 반드시 와야 한다는 생각에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해 서성일 때, 그제야 가게 간판이 보인다. 아는 글자만 띄엄띄엄 읽은 결과, 아침 전문식당이다.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 영업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6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문을 여는 곳이다. 다음 날의 아침 메뉴가 자동으로 정해지는 순간이다.
알고 보니 서녕시장 자체가 아침에만 운영을 하는 곳이었다. 다음 날 다시 찾은 시장은, 전날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활기차다.
화려한 시먼딩의 뒷 골목에 이런 장소가 있는지 왜 여태 몰랐을까. 밥을 먹으러 가는 발걸음이 더욱 경쾌해진다.
식당 이름은 교미속식조찬. 직역을 하면 맛있고 빠른 아침밥 정도의 뜻일 테다. 얼마나 직설적인 이름인지, 단순 명쾌해 좋다.
가게는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주문을 받고 요리를 하는 곳과, 먹고 갈 수 있는 자리가 뒷 쪽에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대만은, 식당이나 카페에서 자리를 차지할 경우 주문을 일정 금액 이상 해야 하거나, 자릿세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 또한 자릿세가 있다. (10 대만 달러쯤 되는 듯한데, 테이블당 받는지 인당 받는지는 확실치 않다)
많고 많은 메뉴 중에, 내가 선택한 것은 스파게티와 햄, 계란이 든 토스트와 밀크티. 조식 전문 식당답게, 빠른 속도로 음식이 속속 도착을 하고 밀크티부터 맛을 보는데, 달지 않고 연한 맛이라 내 입에는 더 맞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스파게티도 잘 섞어준 후 맛을 본다. 마치 외할머니가 만들어 준 듯한 착각이 드는 맛이랄까.
물론 나의 외할머니는 만들어 준 적 없지만, 화려하고 비싸진 요즘의 파스타와는 다른 노선임에는 분명하다. 계란 후라이가 턱 올라가 있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들고, 단순한 토마토소스 본연의 맛이 좋다.
토스트 또한 단순하지만 익숙한 맛이 난다. 케챱과 빵과 햄, 계란 부침이 어우러져, 사회 초년생 시절 회사 앞 트럭에서 먹었던 길거리 토스트가 생각나는 맛이다.
두 음식 모두, 독특한 맛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입에 촥 붙는 느낌이고 아침으로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둘이서 5천원 정도로, 점심이 지날 때까지 배가 든든했던 것도, 말 안 통하는 외국인에게 최선을 다해 준 주인 내외분의 친절함까지 완벽했던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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