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식 한상차림과 족발? 완미족발 방이점

 

 뼈에 붙은 고기를 모두 사랑하는 나에게, 한때 최애 음식은 족발이었다.

 

쫄깃한 껍질과 부드러운 살코기는 입 안에서 살살 녹아내리고, 뼈에 붙은 쫀득한 고기는 체면불구하고 양손으로 잡아 뜯으면 식감과 미각, 후각, 시각까지 만족시키는 훌륭한 음식 아니던가.

 

 

 그런데 이 놈의 족발 가격이 점점 오르더니, 부담스러워질 정도가 됐다. 값이 오른만큼 맛이 더 나아진 것도 아니고 말이지.

 

더군다나 외식 문화에도 양극화가 생겼는지, 집 근처로 포장전용 만원 족발집이 우후죽순 생겼다. 맛도 나쁘지 않은 데다 압도적으로 저렴하니 가게에서 족발을 사 먹을 이유가 더더욱 없어진 셈.

 

 

 그렇게 멀어진 족발을 오랜만에 외식으로 먹게 된 곳은 방이동 먹자골목에 있는 완미족발에서였다.

 

왕십리에서 봤을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우리 동네와 방이동에서 연거푸 매장을 보다보니 궁금증이 생긴다. 요즘 뜨는 족발 프랜차이즈인가?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제법 괜찮아 보이는 구성에, 마침 가려던 식당에 대기가 걸려 있어 방황하던 찰나였기에 망설임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결정적으로 나를 혹하게 했던 것은 남도식 한상차림이라는 문구였지만 말이다. 

 

 

 레트로 느낌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손님으로 가득한 내부보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족발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샅샅이 살펴 보니, 족발 종류부터 사이드까지 뭐가 많다. 여러 명이면 이것저것 시도를 해 볼 텐데 둘 뿐이라, 온족과 불족이 나오는 반반족발 한상차림으로 주문을 했다.

 

 

 건조한 날씨를 싸악 씻어주는 차가운 보리차와 얼큰한 콩나물국이 기본으로 나오고, 곧 커다란 쟁반이 상에 도착한다.

 

양념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한상차림이라는 말에 걸맞게, 켜켜이 쌓여 있는 접시가 인상적이다. 가게 방문이 처음이라고 하니 맛있게 먹는 방법과 무상 리필이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메뉴를 알려 준다.

 

 

 명란 쌈장과 파숙지, 초밥은 요금을 내면 추가가 가능한데, 양을 얼마나 주려는지는 몰라도 비싼 감이 없잖아 있다.

 

족발부터 먹어보고 생각할 일. 본래의 맛이 궁금한 터라 새우젓만 살짝 찍어 온족부터 맛을 보는데, 오 맛있네? 뒷다리가 기본이라길래 맛에 대한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맛이 좋다.

 

 

 불족이 맵지 않아 마라족으로 주문할 걸 후회가 들긴 했지만, 불족에는 발가락(?) 부분 위주로 나와 더 마음에 든다.

 

고추냉이에 양파와 족발을 올려 만들어 먹는 초밥도 색달라 좋고, 파숙지에 고기를 말아 초장에 찍어 먹는 것도 깔끔해 좋지만, 굳이 추가로 돈을 내고 주문할 정도는 아니다.

 

 

 비교적 단출한 다른 가게의 족발 상차림에 비해, 양념도 많고 먹는 방법에도 다양성을 주어 마지막 한 점까지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았던 곳.

 

새로운 족발집을 찾는 분이라면, 한번쯤 가 보시길 추천드린다.

 

 

 

▣ 찾아가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