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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 오모이데 요코초, 도쿄 로컬 주점 그대로 본문

도시여행가이드/일본

신주쿠 오모이데 요코초, 도쿄 로컬 주점 그대로

강마 2023. 11. 20. 13:54

 

 도쿄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신주쿠의 골든가이와 오모이데 요코초였다.

 

한국에서 노포를 찾아다니는 것처럼, 외국에서는 전통 시장이나 로컬 감성이 진하게 배어 있는 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반 숙소를 모두 신주쿠에 배정할 만큼, 기대가 컸던 곳.

 

골든가이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심야식당'의 배경이었던 곳이고, 오모이데 요코초는 꼬치 거리로 불리기도 하는, 현지 식당과 이자카야가 뒤섞여 있는 골목이다.

 

 

 그런데 두군데 모두 워낙 유명한 곳이다 보니, 이젠 현지인보다 관광객이 더 많다.

 

일부러 늦은 시간에 찾아갔음에도 좁은 골목이 사람으로 뒤엉켜 이동하기 힘들 정도고, 자리가 남아있는 식당이 별로 없다.

 

 

 그렇게 첫날은 장엄하게 실패. 골목의 분위기만 느끼고 돌아온 후, 다음날 저녁 6시가 되기도 전에 재도전을 했다.

 

이번에는 모든 가게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느긋하게 살펴본 후, 가게를 정하려고 했는데 반바퀴도 돌기 전에 빈자리가 하나 둘 채워지기 시작한다.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개수가 많긴 하지만, 워낙 협소해 3~4명이 들어가기만 해도 꽉 차는 경우도 많다.

 

괜스레 마음이 급해져 가까운 가게로 재빠르게 들어와 자리를 잡았더니, 국적을 물어보고 안내판을 하나 내어준다.

 

 

 가게의 룰이 적혀 있는 안내판인데, 음료와 음식을 1인당 1개는 의무적으로 시켜야 하고 오토시라고 일컫는 자릿세가 있다는 그런 내용이다.

 

오토시는 가게마다 상이한데, 보통 300엔에서 500엔 사이가 일반적인 경우다. 대신 기본 안주를 하나 내어주는데, 골든가이 쪽은 자릿세는 있으나 음식을 안 주는 경우도 많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음식이기에, 오모이데 요코초를 지날 때 가게마다 앞에 놓인 큰 냄비같은 것을 보면 대략 그 가게의 오토시를 추측할 수 있다.

 

내가 간 곳은, 오토시 340엔에 튀긴 두부를 된장 소스에 조린 음식이 나왔다. 향도 무난하고 익숙한 맛이라 좋다. 정말 밥반찬 같은 느낌이랄까.

 

 

 메뉴판을 요리조리 뜯어보다, 레몬사와 2잔과 치즈닭꼬치, 일반닭꼬치, 삼겹꼬치와 튀긴 두부구이를 주문했다.

 

술은 정말 빛의 속도로 준비가 되는데, 다른 곳보다 잔의 크기가 두배는 돼 보여, 가슴이 두근거린다. 얼음이 좀 많긴 하지만, 그만큼 시원해 좋다.

 

 

 꼬치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먼저 나온 튀김두부를 영접하는데 어? 나의 예상과 전혀 다른 게 나왔다.

 

연두부를 튀겨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러운, 아게다시도후를 예상했는데 이건 두부가 아니라 유부잖아요? 유부도 두부가 맞긴 하는데, 번역상 오류가 있었나 보다.

 

 

 그래도 맛은 꽤 준수하다. 스펀지처럼 빵빵해진 유부 위에 쯔유, 가츠오부시, 레몬과 겨자를 곁들여 먹는 방식인데 좀 퍽퍽한 질감이라, 독주보다는 맥주나 하이볼에 어울릴 맛이다.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고 양도 많아 좋다. 하지만 강한 음식을 좋아하는 내게는, 조금 싱거웠던지라 오토시로 나온 된장소스를 듬뿍 찍어 먹은 편이 훨씬 맛있었다.

 

 

 차례대로 나온 꼬치류는 양이 좀 적긴 하지만, 맛은 훌륭하다. 역시 숯불에서 구운 고기류는 천하무적인가 보다.

 

다른 지역에서 출장온 듯한 일본 아저씨들이, 한국 사람이냐며 말을 걸고 다른 관광객들도 옆자리 사람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분위기가 술맛을 더욱 돋궈주는 곳.

 

 

 생각했던 것보다는 관광지느낌이 강했지만, 좁은 골목엥서 사람 사는 느낌이 물씬 나 매력적인 오모이데 요코초.

 

일본은 아직까지 좌석에서 흡연이 가능한 술집이 있으므로, 가게 앞 흡연과 금연 표지는 꼭 확인하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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