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닭도리탕 맛집, 샤로수길 아빠식당

 

 서울대입구역에서 샤로수길 방향으로 걷다 보면 아빠식당이라는 가게가 보인다.

 

많이 보긴 했지만 지하에 있기도 하고 딱히 끌리진 않아 지나다니기만 하던 어느 날,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날이 추워지니 뜨끈한 국물만 생각나던 차, 닭볶음탕과 뼈찜 전문점이라. 마침 메뉴도 정하지 못한 채 방황하던 중이라 구미가 당긴다.

 

5시도 되기 전이라,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애매해 눈치만 보고 있는데 배달하는 분이 안으로 들어간다.

 

한국에서 자릿세라니, 단토리 서울대입구역점

 

 냉큼 따라간 가게 안은, 홀 영업보다는 배달에 집중이 되어 있는지 포장용기가 한가득 쌓여 있다.

 

자리도 길쭉한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소규모보다는 단체 손님에 어울릴 듯한 분위기다. 왠지 단골 대학생들의 아지트 같은 느낌이랄까.

 

 

 다행스럽게도 사장님이 환대를 해 줘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구경하는데, 탕수육부터 김치말이삼겹까지 재밌는 메뉴가 많다.

 

나는 원래의 목적대로 닭볶음탕을 주문하려 보니,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근처가 대학가이긴 해도 은근히 비싼 곳이 많은데 메뉴도 너무 많고 가격까지 저렴하니 좋은 걸 넘어 수상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구찜을 이 가격에? 아구세상 봉천점

 

 반찬이 나오기 시작하자 우려는 곧 말끔하게 사라진다. 분위기는 호프집인데 반찬이 6가지나 나오니 어중간한 백반집보다 낫다.

 

바로 구워 따뜻한 소시지와 옥수수, 단무지 무침과 김치, 양파 장아찌 그리고 멸치볶음이 하나같이 맛있다.

 

 

 기본찬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으면 주방에서 닭볶음탕이 완성되어 나온다. 작은 사이즈로 주문했지만 냄비 가득 닭과 감자, 야채가 들어가 있어 푸짐하다.

 

국물은 전체적으로 진하고 걸쭉한 스타일이라 사리를 넣기보다는 쌀밥에 비벼 먹기 좋을 점도다.

 

 

 닭 자체도 싱싱해 좋고, 양념 맛이 고추장을 기반으로 한 진한 양념이라 옛날 닭볶음탕의 정석 같은 맛이 나 반갑다.

 

가게 분위기부터 흐르는 음악, 반찬 구성, 사장님의 손맛까지 2000년 초반 어딘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매력이 있는 곳. 

 

 

 이른 시간에 온 덕분에 다른 테이블은 없었지만 계속 배달앱이 울리는 걸 보니 평점도 높은 듯한 뜻밖의 맛집 아빠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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