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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한 접시에 1,200원 가성비 좋은 회전초밥 전문점, 스시선 신흥 본문
코로나로 인해 개봉이 2년 동안 연기됐던 영화, 미니언즈2가 개봉을 해 보러 갔다.
기다린 세월이 아깝지 않게 세상 귀엽고 즐거웠던 시간을 보내고 나오는 길. 노랑노랑 한 미니언즈들이 눈앞에 떠나지 않아서일까. 급 계란초밥이 먹고 싶다.
보통 좋아하는 초밥 종류를 물으면 연어나 장어, 도미같은 고급 어종을 많이들 언급하지만, 나는 초밥 중에서 계란과 유부 초밥을 가장 좋아한다.
계란을 부드럽고 포슬포슬하게 구워내고 달달하고 짭쪼름하게 졸인 유부는, 그야말로 밥도둑 아니던가.
그래서 뷔폐를 가면 항상 챙겨 오지만 엄마한테 걸리면 등짝 맞을 법한,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이랄까.
일반 초밥 가게에서도 모둠 초밥을 시키면 계란이나 유부가 없는 경우도 많고, 그렇다고 집에서 해 먹기에는 도저히 파는 맛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먹고 싶은 특정 초밥이 있을 때면, 나는 회전 초밥 전문점으로 향한다.
같은 메뉴를 질릴 때까지 반복적으로 먹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고, 먹고 싶은 양만큼만 먹을 수 있고 돈도 딱 그만큼만 나오니 이 얼마나 합리적인가.
코로나 이후로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마침 영화를 본 건물 2층에 회전 초밥집이 있어 가 보기로 했다.
체인점인 듯한데, 흔한 이름이라 그런지 내게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스시선.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프랜차이즈라 밖에서 서성이고 있으니 직원이 얼른 뛰어나와 문을 열어 준다.
자리를 잡고 앉아 가게 룰(?)을 읽어보니 한 접시에 1,200원이 평균이고 특별 메뉴들은 별도로 주문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장국은 처음은 가져다 주고 리필은 셀프로 가능하다.
가게가 넓진 않아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만큼 신선한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락교가 유료인 건 의외였지만 레일 위에 올려 진 락교 박스를 보니 양이 무척 많다. 난 락교보다는 초생강을 좋아하는 편이라 가져오진 않았지만.
모든 파악이 끝났으니, 이제 레일 위에서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을 데려올 차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에 아른거렸던 계란 초밥을 시작으로, 유부, 새우, 연어를 차례로 납치해 왔다.
입은 열심히 절삭운동을 해주고 눈으로는 초밥 스캔을 하며 원하는 메뉴가 지나가면 재빠르게 손을 놀려야 해 바쁘지만, 오랜만에 회전 초밥집을 와서 그런가 그 또한 재미지다.
큼직한 계란이 밥을 품고 있는 형태로 쥐어진 계란 초밥은 내가 생각한 딱 그 맛이라 너무 좋다. 계란이, 달달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결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아 이상적으로 구워졌다.
밥 양이 많지 않고 입에 넣었을 때 부드럽게 풀어지는 점도 초밥 맛의 비법 중 하나일 듯.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아서일까. 무엇 하나 거를 것 없이 다 맛이 좋다.
먹느라 정신이 없어 사진에는 없지만, 유부와 새우는 2피스씩 올려져 있어 하나씩 맛보기 좋고 주문을 해서 받은 장어는 불향과 소스가 어우러져 입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몸값이 뛴 연어는, 대부분 스페셜 접시에 올려져 있어 다소 불만이기 했지만 맛있어서 용서해 주기로 한다.
난 시키지 않았지만, 주위에서 가장 많이 주문하는 초밥은 광어 지느러미였다. 어떤 손님은 한꺼번에 10개를 주문하기도 한다. 광어 지느러미 맛집인가.
본격적인 저녁 시간이 되자 대기가 생기기 시작해, 멜론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오는 길.
오랜만에 만난 미니언즈와 회전 초밥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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