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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엄마 미안, 엄마가 해준 전보다 맛있어, 중동파전 본문
이 말을 하는 음식이 도대체 몇 개인지 감도 안 오지만, 난 전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 명절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에는 잡채와 더불어 빠지지 않는 음식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전을 사 먹는 건 별로 안 좋아한다. 직접 부쳐봤기에, 품이 많이 드는 일이라는 걸 알긴 하지만 사 먹는 전은 너무 비싸다.
심지어 맛이 없는 경우도 많다. 재료를 아끼기 위해 밀가루만 잔뜩 들어간 반죽이라던가 부치기 쉽게 하기 위한 기름 범벅인 전은 나를 속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김치전이나 부추전, 감자전 따위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은데, 모듬전은 그게 어렵다.
혼자 혹은 둘이 먹자고 그 많은 재료를 살 수도 없을 뿐더러 공을 들여 다 부친다고 한들 먹어줄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집밥과 외식의 애매한 경계에 있는 음식들이 몇 있는데, 김치나 김밥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아무리 잘하는 식당에서 사도 집에서 만드는 것과는 다른 맛이라고나 할까.
나에게 있어서 전도 그런 음식 중 하나다.
그런데 얼마 전 방문한 곳에서, 집보다 맛있는 전을 만났다.
냉삼을 찾아 성남으로 원정을 나온 날. 나에겐 낯선 동네라 새로운 식당을 뚫겠다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골목을 헤매다 만난, 중동파전.
1층도 아닌 지하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비도 오지 않는데 가게에 바글바글한 손님들도 그렇고, 적게 봐도 그 자리에서 20년은 버텼을 듯한 포스가 느껴져 내 마음에 쏙 든다.
어딜가든 노포에 환장하는 스타일인지라, 망설임 없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예상대로 손님으로 꽉 차있다.
문 앞에 남아있는 자리에 겨우 몸을 욱여넣고 메뉴를 보는데 음, 생각보다 가격대가 좀 있다. 괜히 들어왔나 망설이는 찰나, 자리에 놓은 기본 안주를 보고 다시 신뢰가 샘솟는다.
전집에서 두부전이 기본으로 나오는 점도 재밌고 김치 콩나물국이 깜짝 놀랄 만큼 맛이 좋다. 별 것 안 들어있는 듯한데 칼칼한 국물이 들어오는 순간, 입 안이 싸악 씻긴다.
어쩐지 여기는 날 실망시키지 않을 기분이 들어 과감히 모듬전 중으로 주문하니, 바로 옆 철판에서 기름 냄새를 풍기며 전이 조리되기 시작한다.
갓 부쳐진 전이 테이블로 배달되고, 종류를 헤아려보니 무려 일곱 가지나 된다. 보통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굴전과 고추전이 있어 더욱 좋다.
전은 바로 먹었을 때의 맛이 깡패라는 점을 감안해도, 진짜 맛있다. 촉촉하고 달달한 동태전과 겉바속촉의 정석을 지키는 동그랑땡과 깻잎 전, 부치기 까다로운 굴전도 탱글탱글하다.
속도 꽉꽉 들어차 있어 몇 개 집어먹고 나니 금세 배가 부르지만, 남기고 가기 아깝다는 생각에 남은 전을 포장까지 해 왔다. 그 다음날 먹은 식은 전도 어찌나 맛있던지.
오랜만에 집에서 먹은 음식보다 더 맛있다고 느낀 곳을 만난 날. 조만간 비가 오면 달려갈 1순위 가게가 생겼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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