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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칼국수, 손가네 손칼국수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고수의 칼국수, 손가네 손칼국수

강마 2024. 1. 23. 16:05

 

 혼밥을 하게 된 어느 날, 구석진 골목에서 칼국수의 고수를 만났다. 

 

순전히 칼국수가 먹고 싶었던 저녁. 내장까지 얼어붙는 날씨에, 마땅한 곳이 생각나지 않아 낯선 골목을 뱅뱅 돌다 자그만 가게 하나를 발견했다.

 

 

 가게 이름도 멋들어진 손가네 손칼국수. 작은 통창으로,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내부와 주방에서 무언갈 열심히 만드시는 할머님의 모습이 보인다. 

 

할머니와 손칼국수라. 필승 조합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암사시장 맛집

 

시장 앞 간판없는 맛집, 암사곱창

암사역 1번 출구로 나와 암사시장으로 들어가는 길목 초입에는, 자그마한 가게들이 많다. 과일이나 야채를 파는 가게들도 있고, 간단히 끼니를 채울 수 있는 김밥집이나 빵집들도 있는데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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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인용 테이블 3개와 혼밥자리 몇 개가 전부인, 작지만 알차고 낡았되 깔끔한 분위기가 좋다.

 

그런데 가격이 이게 무슨 일이람. 칼국수 7천 원을 시작으로 가장 비싼 메뉴가 만원이고 소주 또한 4천 원에 판매하고 계신다. 마치 이곳만 10년 전의 시간선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

 

 

 칼국수 한 그릇을 부탁드리고, 주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온 신경을 기울인다. 

 

밀가루 반죽을 하는 소리부터 무언가 끓는 소리, 재료는 다지는 듯한 칼질과 반찬을 만들고 담는 소리를 들으며 미리 맛을 상상하다보면 반찬이 나온다.

 

 

명불허전, 명동교자 본점

누군가 나에게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을 묻는다면, 산타도 트리도 아닌 명동이다. 지금은 건물 곳곳에 임대문의가 붙어 있어 예전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지만. 라떼만 해도 크리스마스나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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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손님도 없는데 넓은 자리 놔두고 좁은데 앉았다며 가볍게 타박(?)을 하시고 반찬을 내려주는데, 때깔이 참도 곱다.

 

물러짐없이 쨍쨍한 부추 무침과, 와다다닥 다져 낸 청양고추, 칼국수집의 맛있음 지분을 60프로 이상 차지하는 겉절이까지 거를 타선 없는 완벽한 구성이다.

 

 

 부추 무침을 한입 가득 욱여넣고 감동에 젖어 있는데, 드디어 칼국수가 나왔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당연히 멸치 육수일 거란 나의 안일함을 꾸짖듯 진한 고기 육수가 베이스다. 쌀국수보다 더 야들야들해 보이는 면발도 그러하고 명동교자가 생각나는 비주얼이다.

 

 

 처음은 순정 그대로, 국물을 맛보는데 역시 명동교자와 결이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명동교자는 불향이 강하고 기름진 느낌이라면 여긴 훨씬 건강하고 맑은 맛이 난다.

 

그렇다고 싱겁다거나 국물이 연하다는 건 아니다. 

 

 

 사골과 멸치 육수를 적절히 섞었는지, 사골의 구수함 뒤에 감칠맛이 살아있는 깔끔한 국물이라 보양식을 먹는 기분이다.

 

여기에 후추 조금과 고추 다대기를 양껏 뿌려 섞으면, 으른맛 칼국수 완성.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이 곳의 백미는 면발이다. 몇 번 씹을 필요도 훌훌 부드럽게 넘어가 좋고 면 사이로 국물이 단단히 붙어 있는 느낌이라 더욱 맛있다.

 

거기다 겉절이는 또 얼마나 맛있던지. 적지 않게 주셨음에도 김치가 줄어드는 게 속상할 지경이다.

 

 

 거기다 가게 한쪽에 커다란 전기 밥솥이 있어, 밥까지 무료로 제공해 주는 인심에 두 번 감동을 받은 곳.

 

가격은 유명 맛집의 절반이지만, 맛과 인심은 결코 뒤지지 않는 재야의 고수를 만난 날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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