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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캐치테이블 웨이팅 1위, 런던베이글뮤지엄 본문
캐치테이블 웨이팅 1위에 빛나는 런던베이글뮤지엄에 드디어 가 봤다.
가까운 잠실에도 지점이 있지만, 웨이팅이 너무 심해 가 볼 엄두도 나지 않았던 곳이다.
내가 방문한 곳은 런던 베이글의 전설이 시작된 안국 본점.
지점마다 다르긴 하지만, 안국점은 캐치 테이블 앱을 통해 가게 앞으로 가지 않더라도 예약이 가능한지라 재미 삼아 시도해 본 것이 큰 실수(?)였다.
마침 공예박물관을 가는 길이고 점심을 먹고 볼 일을 마치면 여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오전 열 시쯤 대기를 걸었다.
그렇게 받은 대기 순위는 176번. 176번?? 와, 맛있는 것을 향한 한국인의 집념은 참으로 무섭다.
여기저기 다니고 점심도 먹고 1시가 좀 넘어 재확인해 본 대기 순위는 31번이다.
포기하기도 기다리기도 참으로 애매한 번호 아닌가. 앱을 통해 대기를 하는지라 어느 정도 허수도 감안했건만 찐으로 170명이 넘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나 보다.
애초에 대기를 할 때, 포장과 매장 내 식사를 택할 수 있어 포장은 빠를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탓일까.
고민 끝에 이왕 걸어놓은 거 맛이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20번대로 순위가 변경됐을 쯤, 가게 앞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런던 베이글에서 새로 런칭한 아티스트 베이커리를 지나는데 여기도 말이 아니다. 큰 골목 앞이, 대기하는 사람들로 정체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고 우리나라 사람은 더 많고, 빵지순례라도 했는지 다른 빵집 봉투를 두 손 가득 들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렇게 가게 앞에서 뿜어내는 빵과 버터의 냄새를 맡으며 멍 때리고 있다 보면, 내 순서가 오긴 한다.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도 이렇게는 안 기다렸던 거 같은데.
드디어 입성한 가게 안. 오롯이 기다린 시간은 20여분이지만, 예약하는 순간부터는 4시간 후에 들어온 셈이다.
첫인상은 일단 좁다. 동네에 있는 뚜레쥬르보다 빵이 진열된 공간이 적다고 해야 하나.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영어, 영어, 영어다. 물론 아주 작게 한글로 적혀 있긴 하지만, 주문도 영어로 받을까 싶을 정도로 영문 표기가 눈에 도드라진다. (심지어 영수증은 전체가 영문으로만 표기 돼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빵이 맛있다는 뜻이려나.
기본 베이글부터 샌드위치가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고 포장 손님을 위해서 크림치즈도 별도로 판매되고 있다. 다들 트레이 가득 빵을 담아가지만, 나는 쪽파 프레첼과 감자치즈 베이글, 다크 초콜릿 베이글 세 가지만 골랐다.
계산을 마치고 나와 감자치즈만 꺼내 맛을 보는데, 솔직히 맛은 있다. 짭짤한 치즈와 으깬 감자가 쫄깃한 베이글과 어우러져 식감이 떡 같기도 하고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포만감이 뛰어나다.
다른 두 가지는 저녁에 먹었는데, 시그니쳐인 쪽파 베이글은 평범했고 의외로 초콜릿 베이글이 맛있어서 놀랐다. 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초콜릿 향이 엄청 풍부하다고 해야 하나.
사실 빵을 굉장히 애정하지는 않는지라 그 맛을 논하기엔 어렵지만, 사악한 가격은 차치하더라도 극악의 웨이팅만 없다면 재방문 의사는 있다 정도의 느낌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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