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노포, 숯과닭발

 

 암사역에서 굽은다리역으로 올라가는 길에, 숯불구이를 메인으로 하는 노포가 하나 있다.

 

가게 이름은 숯과 닭발이긴 하지만, 닭발뿐만이 아니라 등갈비, 닭갈비, 닭목살, 껍데기 등 숯불에 구우면 맛있을 만한 모든 걸 다 파는 곳이다.

 

 

 어쩌다 이 길을 지나게 되면 항상 사람으로 복작거리는 모습을 봐 왔기에 궁금했는데, 드디어 방문하게 됐다.

 

가게 안에는 열개 남짓한 테이블이 놓여 있고, 이른 저녁임에도 절반 이상은 자리가 찼다.

 

요즘 핫한 프랜차이즈 고깃집, 쟁반집 종로점

 

 남은 자리를 얼른 차지하고 앉아, 메뉴판을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다 판다.

 

무엇보다 각 메뉴를 1인분씩 주문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등갈비냐 닭발이냐 닭갈비냐 심각한 고민 끝에 껍데기와 닭갈비를 하나씩 주문하기로 했다.

 

 

 곧 화력 좋은 숯이 들어오고 밑반찬을 놔주기 시작하는데, 뭐가 많다.

 

가격대도 그렇고 식당이라기보단 술집에 가까워 반찬에 별 기대가 없었는데 무려 번데기탕에 계란찜이 서비스다.

 

암사동 주민맛집

돼지갈비 9900원, 콜키지, 김치찌개까지 무료, 예술갈비

 

 대부분의 메뉴는 초벌이 돼 나오는데, 닭갈비는 자리에서 직접 구워야 해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그래서 포슬한 계란찜과 얼큰한 번데기탕이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고기가 익기 전 속을 달래기도 좋고 소중한 술안주도 되어주니 말이다.

 

 

 그 외에도 함께 나오는 단무지는 꼬들하니 맛이 좋고, 있으면 언제나 손이 가는 갯고동과 아삭한 쌈배추에 마늘쫑까지 넉넉하게 챙겨 줘 기분이 점점 좋아진다.

 

안 그래도 껍데기만 단독으로 먹을 곳이 없어 항상 방황하고 다녔는데 식사는 물론 2차로 와도 나무랄데 없지 않은가.

 

 

 역시 손님이 많은 곳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4조각이라 처음에 양이 적어 보였던 닭갈비도 얼추 구워 자르고 보니 양이 꽤 된다.

 

 

 두꺼운 다릿살만 사용해 고기가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고 숯불향이 사악 배이니, 맛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닭발과 달리 닭갈비는 매운맛 조절이 가능하진 않으나 맵지 않아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다. 고기를 열심히 먹고 있다 보면 초벌이 된 껍데기도 곧 나온다.

 

 

불 위에 올리면, 간장 양념의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냄새와 함께, 불이 난다. 사장님께서 얼른 뛰어오시더니 껍네기는 사이드에 두고 약하게 구워야 한단다.

 

빨리 먹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충분히 구운 후 먹으니 바삭쫄깃한 식감에 진한 양념이 어우러져 진짜 맛있다.

 

 

 보통 껍데기는 콩가루와 양념장에 찍어 먹지만, 여긴 그냥 먹어도 맛있어서 좋다.

 

얼핏 보기에 중노년층의 분위기라 들어가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문을 연 자는 숯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