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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통닭골목에서 해장이 필요하다면, 삼춘옥 본문
수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해장을 위해 식당을 찾아 헤매는데, 마땅한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그도 그럴게 행궁 쪽은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감성의 가게들이 많달까.
휴무일도 무작위일 듯하고 공지도 SNS상으로 할 것만 같은 그런 가게들 말이다.
마침 토요일 점심이라 줄 서서 먹는 것도 귀찮고, 눈보다는 위호강을 시켜야 할 듯한 기분. 아무리 핫플일지라도 국밥집 하나쯤은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는데, 직장 동료들인지 같은 잠바를 입은 중년 남성 대여섯명이 우르르 지나간다.
시간상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게 분명하니, 염치불구하고 뒤로 따라붙었다.
국밥집이나 백반집 혹은 중국집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기대감을 품고 쫓아간 가게 앞은, 역시나 해장국집이다.
삼춘옥이라는 낭만적인 이름도 마음에 들고, 오래된 가옥을 리모델링 했는지 차분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가 좋다.
서둘러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보기보다 내부가 무척 넓다. 뒷문이 따로 있는지 양쪽에서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옴에도 수선스럽지 않은 분위기.
길을 안내해 준 분들은, 미리 예약을 한건지 벌써 식사를 하고 계신다.
재밌게도 열명이 넘는 인원이 모두 육회 비빔밥 한 가지를 주문했다.
원래 해장국과 소머리국밥을 먹을까 했는데, 다들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 비빔밥이 연신 호로록 빨려 들어간다.
홀린듯이 구경하다, 결국 육회 비빔밥과 해장국 두 가지를 주문했다.
김치와 양파절임, 깍두기가 기본 찬으로 나오고 비빔밥에는 소고기뭇국 같은 국이 하나 딸려 온다.
아삭한 겉절이와 무르지 않게 적당히 익은 깍두기는 그냥 먹어도 짜지 않아 맛있고 해장국집이라 그런지 기본 국도 맛이 진해 좋다.
곧 나온 해장국은 선지, 양을 비롯해 부속물이 푸짐하게 들었고 비빔밥에도 육회가 잔뜩 올려져 있다. 밥도 뚜껑에 들러 붙을 정도로 꽉꽉 담겨 있어 더욱 마음에 든다.
해장국은 냄새가 안 나는 것은 당연하고 국물이 깔끔하면서도 적당히 얼큰해 말 그대로 해장국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선지가 푸딩처럼 부드러워 선지 불호인 일행도 무척 잘 먹는다.
비빔밥은 장이 무척 특이했는데, 초장같이 묽은 고추기름장이라고 해야 하나. 잔뜩 넣어도 짜지 않고 부드러워 육회와 잘 어울린다.
밥반 육회반이라 할 정도로 육회양이 많아 먹고 나니 포만감이 상당했던 곳.
어느 지역이든, 근처 직장인들과 관공서의 선택을 받은 곳들은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한 날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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