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수록 더 맛있는, 진고집동해동태탕 천호점

 

 11월에 때 아닌 폭설이 내리더니 어느새 올해의 마지막 달에 접어들었다.

 

급변하는 날씨에 눈 하나 깜짝 않는 한국인들이라지만, 이건 좀 과하지 않은가.

 

 

 찬 바람에 바싹 말랐다, 따뜻한 햇살에 녹았다 인간 명태 덕장이 되고 있는 날씨를 보고 있자니, 절로 동태탕이 당긴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상하게도 여름에는 전혀 생각나지 않다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음식.

 

내돈내산 8호선 맛집

진짜순대로 만든, 문정 온달토종순대국

 

 그리하여 동태탕파는 곳을 찾는 여정이 시작됐다.

 

마침 천호에 있었기에, 근처를 쭉 훑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휴무인 가게가 많다.

 

 

 포기하고 다른 메뉴로 노선을 변경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상록수 천호점이 있는 골목 안에서, 현재 영업 중인 곳을 찾았다.

 

이름은 진고집동해동태탕으로 프랜차이즈인 듯한데 처음 들어보는 곳이다.

 

서울 매운음식 맛집

서울에서 제일 유명한 쭈꾸미, 나정순할매쭈꾸미

 

 이곳이 중심가와는 떨어진 곳이기도 하고, 근처에 재건축 대기 중인 건물들이 많은 데다 공영 주차장과도 거리가 있어 접근성이 좋지는 않다.

 

건물도 다소 노후돼 보여 걱정을 하며 들어가는데, 다행히 가게는 밝고 깔끔하다.

 

 

 메뉴는 동태탕, 코다리조림, 알탕에 김치찌개까지 있고, 다 먹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탕+찜으로 구성된 동태세트, 탕+짬+전이 함께 나오는 동태모두세트가 마련돼 있다.

 

나는 간단히 동태탕 2인분으로 주문을 했는데, 내 뒤로 들어온 손님들 대다수가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걸 보니 저녁 시간에는 세트가 대세인 모양이다.

 

 

 밑반찬은 백김치와 하얀 콩나물 무침, 마늘쫑장아찌가 제공되고 밥은 포함되지 않아 별도로 추가해야만 한다.

 

음식은 주방에서 충분히 끓여 나오기 때문에 불을 약하게 켠 후 바로 먹을 수 있다. 재료가 고루 섞이도록 한번 저으면서 보니 제법 깊은 냄비 안이 꽉 차 있다.

 

 

 파채가 듬뿍 들어서 그런지 국물이 굉장히 시원하면서도 깔끔해 호불호가 없을, 잘 끓여진 동태탕 그 자체라 마음에 든다.

 

알과 고니도 넉넉히 들었고 동태도 통통해 건더기를 건져 먹는 데만도 제법 시간이 걸린다. 

 

 

 특히 두부가 굉장히 고소하고 부드러워, 두부전을 따로 파는 이유가 납득이 될 정도로 맛이 좋다.

 

동태야 그렇다 쳐도 알이나 고니는 싱싱하지 않으면 식감이 뻑뻑하거나 씹었을 때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걸 보니 알탕의 맛도 기대가 된달까.

 

 

 숟가락질을 할수록 체온이 조금씩 올라가는 걸 느끼며 겨울을 느낄 수 있는 곳. 

 

멀리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지만, 근처에서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면 올 법한 괜찮은 식당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