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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여행가이드/일본

도마코마이역 앞 이자카야, のンきや(논키야)

강마 2024. 11. 22. 14:00

 

 도마코마이에서 마지막 식당은, 역 근처의 논키야라는 이자카야가 됐다.

 

점심을 너무 잘 먹는 바람에, 본격적인 식사는 부담스럽고 건너뛰기는 아쉬울 때 만만한 게 이자카야 아니던가.

 

 

 이 도시에서 방문했던 다른 식당과 마찬가지로 정보는 전혀 없지만, 외부에 메뉴판이 있어 들어가기 전 메뉴를 파악할 수 있어 좋다.

 

바다 마을답게 해산물이 주를 이루고, 꼬치와 구이류도 다양한데 무엇보다 가격이 합리적이다.

 

 

홋카이도 도마코마이, 요코타징기스칸(ヨコタジンギスカン ねぎぼ〜ず)

홋카이도 여행을 많이 가지만, 도마코마이라는 도시는 들어보지 못한 분들이 많을 테다.  공항이 있는 치토세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작은 바다 마을이자 북일본 최대의 공업도시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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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 음식을 대강 정하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니, 퇴근한 회사원들이 모두 여기에 와 있었나 보다.

 

거리에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당연히 한가할 거라 생각했건만 카운터석까지 가득 차 있다. 예약여부를 묻더니 직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눈 후 딱 하나 남은 자리로 안내해 준다.

 

 

 일부러 빼 둔 자리인 건지 예약석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테이블을 무사히 차지했다. 좌식이라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테이블 간 칸막이가 있어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어 좋다.

 

바로 주류를 시키고 메뉴를 한번 더 살핀 후 주문을 하려 하는데, 음식이 많이 밀려 있어 숯불구이류는 주문이 안 된단다.

 

 

도마코마이는 카레라멘, ニングル(닝구루)

삿포로에 수프카레가 있다면, 도마코마이에는 카레라면이 있다. 일본 문화청이 지정하는 100년 푸드에 도마코마이의 카레라면이 소울 푸드로 등록되어 있기도 하고 기성품으로 제작될 만큼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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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분에 처음 세웠던 계획은 폐기하고, 주문한 메뉴는 모듬회와 추천 메뉴판에 적혀 있던 치즈스틱이 됐다.

 

치즈스틱이 얼마나 맛있으면 추천 메뉴일까, 수제로 만든걸까 별 생각을 다하며 기대했는데, 나온 건 기성품이다. 사장님이 만들기 편해서 추천이었던 건가.

 

 

 맛도 롯데리아에서 먹는 그 치즈스틱과 동일하다. 맛이 없지 않지만, 아니 오히려 방금 튀겨서 따뜻하고 맛은 있지만 이걸 한 조각에 200엔 주고 먹고 싶진 않아서 문제인거지.

 

오토시는 300엔이었는데, 새우를 곁들인 오크라가 나왔다.

 

 

 끈적이는 느낌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동아시아 쪽에서는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채소다.

 

오크라를 잘게 썰어 건새우와 간장 비스무리한 소스로 살짝 버무렸는데, 달달하면서도 짭조름하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뻥튀기처럼 계속 집어먹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대망의 모듬회는, 1650엔이라는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푸짐하고 정갈하게 나와 치즈스틱의 실패를 만회해 준다.

 

도마코마이의 특산물인 북방대합(ホッキ)를 시작으로, 문어, 연어 외 이름 모르는 2종의 생선이 추가되어 총 5종으로 구성돼 있다. 우롱하이에 회를 먹긴 아쉬워 직원에게 술 추천을 부탁했더니 아사히카와 산 사케하나를 가져다준다.

 

 

 조개회는 익숙지 않아 만만한 문어와 연어부터 맛을 보는데, 문어가 정말 싱싱하다. 쫄깃쫄깃하지만 질기지 않고 씹을수록 단맛이 나, 이제까지 먹었던 문어숙회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다.

 

용기를 내어 먹은 조개도, 비릿함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향긋한 바다향이 물씬 나서 좋다. 다른 회들은 숙성회로 추정되는 식감이다. 

 

방어처럼 살짝 기름지고 입에서 사르륵 풀어지는 부드러운 맛이라, 김에 싸 먹으면 두 배는 더 맛있을 거 같은 느낌이랄까.

 

 

 대도시도 관광지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의 도시이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던 도마코마이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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